동구, 시니어클럽과 5개 단지서 운영
트레일러·공간 임대 등 택배 업무 거점 활용

▲ 동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 설치된 `더드림 동구 택배’ 사업 트레일러. 이 공간을 활용해 사업에 참여한 노인들이 택배 물품을 수령한 뒤 각 세대로 전달한다.<동구시니어클럽 제공>
 광산구 수완 중흥S클래스 1단지 아파트처럼 주민들이 ‘택배센터’를 마련, 운영하는 사례는 지역에선 극히 드물다. 대신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경비원들의 택배 업무 경감을 시도하는 사례들이 있다.

 동구가 동구시니어클럽과 진행하고 있는 ‘더드림 동구 택배’ 사업이 그중 하나다.

 노인 일자리인 ‘실버 택배’ 사업이다.

 실버택배는 택배 수령·전달을 노인들이 대신 수행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노인들은 한 달 평균 40~50만 원, 많게는 60~70만 원의 임금을 얻는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기준 광주지역 전체 실버 택배 참여자는 136명(동구 25, 서구 30, 남구 15, 북구 42, 광산구 15, 효령노인 복지타운 9)이다.

 동구시니어클럽은 이 실버택배 사업에다 아파트 단지 내 ‘거점 공간’을 운영하는 것까지 시도했다.

 노인들이 택배 기사들로부터 물품을 받고, 분류해 각 세대로 전달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택배 업무 노인들께 40~70만 원 지급

 애초 목적은 그것이었지만 “자연스럽게 경비실 택배 업무를 경감하는 효과도 더해졌다”는 게 동구시니어클럽 관계자의 설명이다.

 일정 시간은 택배 물품들을 보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모든 물품을 보관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입주민이 언제든 물품을 찾아갈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어디까지나 경비실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선에서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더드림 동구 택배’ 사업이 진행 중인 아파트 단지는 총 6곳으로 이중 거점 공간을 마련한 곳은 총 5곳이다.

 이 공간을 마련한 방식은 다양하다. 계림동 금호아파트, 월남동 호반베르디움엔 트레일러를 설치했고, 학2마을의 경우 재활용품 창고를 활용했다. 동구시니어클럽이 직접 공간을 임대한 곳도 있다.

 동구시니어클럽 관계자는 “공간만 있다면 얼마든지 실버택배와 연계해 택배 수령이나 보관, 전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경비원의 업무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분명 있다”면서도 “다만 일부 오래된 아파트의 경우 유휴공간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고, 실버 택배에 공간을 내주는 것에 대해 아직까지 적극 나서는 곳이 많진 않다”고 말했다.

 택배 기사의 수익 일부를 대신 가져가는 실버택배 사업의 특성상 택배회사가 이를 반기지 않는 것도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일부선 ‘무인택배함’…공간 부족시엔 경비실로

 이와 함께 일부 아파트 단지에선 무인 택배함을 설치해 운영하는 곳도 있다.

 총 840여 세대가 거주하는 운암동의 B아파트는 120칸의 무인택배함을 운영 중이다. 경비실 직원은 “택배기사를 사칭한 범죄에 대한 불안도 줄이고, 물품을 바로 수령하지 못할 때 무인 택배함에 안전하게 보관하고 원할 때 찾을 수 있어서 주민들의 호응이 좋다”며 “무엇보다 보관하고 찾아가는 기록이 전산을 통해 정확하게 남는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불편한 점도 있다. 보관 공간이 제한돼 있어 크기가 큰 물품은 무인 택배함엔 넣을 수 없고, 또 일부 아파트 단지에선 무인 택배함 이용료를 택배 기사에 부과해 갈등을 빚기도 한다.

 410세대가 거주하는 서구 화정동 T아파트는 3년 전 60칸의 무인 택배함을 설치했는데, 경비실 택배 부담을 줄이려고 설치했음에도 무인 택배함이 꽉 찰 땐 어쩔 수 없이 경비실에 물품을 보관한다.

 또 일부 주민들이 무인 택배함을 개인 사물함처럼 이용해 택배 기사들이나 다른 주민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 아파트 관계자는 “명절이나 이럴 땐 택배 때문에 경비원이 일을 못 보는데, 무인 택배함을 설치해 부담을 덜어준 효과는 있었다. 이에 주변에서 문의를 해오기도 했다”면서도 “택배가 아닌 일로 이용하는 등의 부작용도 있어 무인 택배함을 잘 관리해야 하는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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