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 아닌 잡무 인턴십
월 고작 10만 원 “사실상 무급”

 광주시는 ‘일자리창출 촉진 지원조례’에 근거해 다수의 청년 일자리 관련 사업 중 지역 청년들의 중국 진출을 확대하고 취업 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것으로 2016년부터 ‘중국비즈니스 스쿨’이라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2016~2017년에는 전남대학교가 위탁 운영을 했는데, 사업 내용은 총 3단계(△1단계 : 1개월 실무이론 교육 △2단계 : 1개월 국내 기업 인턴십 △3단계 : 6개월 중국 취업)로 구성됐다. 앞선 1~2단계의 국내교육을 마친 사람들 중에서 일부를 선정해서 6개월 동안 중국에서 취업을 할 수 있도록 기업체를 알선하고 왕복교통비와 현지체재비용 일부를 지원한다.

 얼핏 보기에는 무상으로 교육도 받고 중국 기업 취업까지 할 수 있으니, 아주 좋은 프로그램으로 보인다. 하지만 해외 파견 전에 실무 능력을 배양하고 해외 시장 개척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진행된다는 1개월 국내 기업 인턴십(2단계)을 보면 과연 그러한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2016년 참여자들은 피자 반죽 제조업체, 유기농 아이간식 제조업체, 가방 제조업체, 화장품 회사(대학 창업보육센터 입주) 등에서 인턴십을 진행했다.

 참여했던 청년의 말을 들어보면 쓰레기 청소 등 사무실 잡무를 하거나, 기계를 사용하는 제조 라인에 직접 투입되기도 하였다. 중국 기업 취업에 필요한 실무, 해외 시장 개척 전략 모색을 위한 교육은 전혀 진행된 바가 없었다.

 더구나 이들이 주 40시간, 총 4주간 근무를 하면서 받은 돈은 고작 월 10만 원이다. 사실상 무급이나 다름없다.

 한 학생은 출근한지 나흘만에 업체 제조 라인에 투입되어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끼어 일부가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보상은 광주시나 대학이 아닌 담당 교수가 개인적·비공식적으로 처리를 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은 국내 기업 인턴십으로 무엇을 배웠다기 보다는, 중국 기업 취업 단계에 선발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국내 기업 인턴십에 참여했다고 했다.

 과연 중국 기업 취업을 위해 주40시간, 총 160시간의 국내 기업 인턴이 꼭 필요한 것일까. 실무 교육이나 단시간의 실습으로 대체할 수는 없었을까?

 중국 취업을 미끼로 젊은 청년들의 노동력이 착취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제대로 안전이 보장되지도 못하는 사업장에서 말이다. 시의 관리감독이 가능하다면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한 부분일 것이다.

 사회적으로 인턴이라는 지위는 학생으로도, 노동자로도 인정받지 못하는 불안한 지위에 있다. 일은 노동자와 동일하게(혹은 그보다 불안정한 일을 하면서) 학생이라는 신분으로 제대로 된 보상조차 받지 못한다.

 광주의 청년들은 안전하고, 일한 만큼 제대로 보장받는 일자리를 원한다. 광주시는 인턴과 같은 눈속임 일자리가 아니라 정말로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광주광역시청소년노동인권센터 1588-6546.

이연주<광주광역시청소년노동인권센터 상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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