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건시민연대 운동시 흡입량 ‘대폭 증가’
“봄철 야외행사, 가을철로 미뤄야”

▲ 매년 5월에 진행되는 5·18 마라톤대회 <광주드림 자료사진>
봄철 집중되는 마라톤 대회가 참가자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어 “봄철 마라톤 대회를 연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10일 보도자료를 내 “건강을 위해서 달리는 마라톤 행사가 미세먼지가 한 해중에서 가장 심각한 시기에 열리고 있다”며 “시민들의 건강을 위한다면 현재 봄철에 집중되어 열리는 마라톤대회를 미세먼지가 적은 계절인 가을철로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유독 봄이 되면 미세먼지가 심한 이유는, 봄철 우리나라는 중국발 남서풍의 영향을 받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굵직한 마라톤대회들은 주로 봄철에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마라톤정보 사이트 러닝가이드에 따르면, 봄철인 3~5월 중에만 전국에서 100여 개의 마라톤이 열릴 예정이다.

광주에서도 지난 3월에 3·1절 마라톤 경기가 열렸고, 5월에는 5·18마라톤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에 따르면, 1년 중 미세먼지 농도는 3,4,5월에 가장 높았다”며 “이처럼 매년 봄철에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집중적으로 높고 구체적으로 어느 날 미세먼지 주의보나 경보가 발령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시민들이 많이 참여하는 대규모 야외 스포츠 행사인 마라톤을 열면 오히려 시민들의 건강에 큰 위해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운동강도가 세지면 미세먼지가 큰 저항 없이 폐 속까지 깊숙이 들어갈 가능성이 커진다”며 “미세먼지는 평상시의 호흡과정에서도 위험한 물질이지만, 특히 운동을 하면 평소보다 호흡량이 늘어나 체내로 들어오는 미세먼지의 양은 급격히 늘어난다”고 우려했다.

국민대 이대택 교수가 운동강도에 따른 미세먼지 흡입량을 산출한 결과, 성인 남성이 미세먼지 농도 50㎍/㎥에서 시속 5.5km/h(속보)로 1시간 동안 걸으면 120㎍을, 시속 9.5km/h 속도로 달리면 240㎍의 미세먼지를 들이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 ‘보통’ 수준에서도 운동 상태일 경우,‘나쁨’ 수준의 미세먼지를 흡입할 수 있다는 것.

운동 시에는 호흡량이 증가해 공기 중 미세먼지를 안정 시 보다 10배 이상 흡입하게 된다는 의미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1년중 가을철인 9~10월이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 오염도가 가장 낮은 추이를 보이고 있다”며 “시민 다수가 참여하는 야외에서의 각종 행사, 집회, 모임 등도 가급적 미세먼지 오염이 심한 봄철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