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루’ 상대 존중한다면 써선 안돼

 우리, 솔직하자. 의미를 모르고 그냥 쓰는 게 뭐가 나쁘냐고? “그냥 인사인데,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거 아니냐”라고? 나는 적어도 몇몇 남학생들은 그 의미를 알고도 쓰고 있으며, 아니, 알고 있기 때문에 쓰고 있다는 의심을 한다.

 ‘보이루’라는 말은 분명히 ‘여성 비하’ 언어라고 느낀다. 물론 사건의 원인이 되었던 보겸이란 BJ가 여섬 혐오자란 명백한 증거는 없다. 다만, 그가 데이트 폭력을 행사했다는 것, 그 이후에 이 말이 논쟁이 되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유명 유투버 BJ 보겸의 잘못된 행동에서 시작해, 이 말은 정말 입에도 담기 힘든 혐오적 표현으로 변했다. 마치 일베 용어들처럼 말이다. 일베 용어 중에 전라도사람을 뜻하는 ‘홍어’란 표현이 있다. 전라도 사람들을 비하할 때 쓰는 용어라고 한다. 우리 전라도 지역에서 어른들이 좋아하는 음식이 바로 홍어다. 그런데 일간베스트란 인터넷 사이트에서, ‘홍어’는 “냄새나고, 지저분하며, 빨갱이”를 뜻하는 의미로 쓰인다고 한다. 5·18을 그렇게 비하했고, 심지어 세월호 때도 그런 말을 써가면서 사람이 해서는 안될짓들을 했다고 한다. 그럼 홍어가 잘못인가, 아니면 홍어를 쓴 일베가 잘못인가? 

 혹시 누군가는 이 용어가 어떻게 쓰이는지 모를 것이다. ‘그냥 어른들이 무슨 큰 행사가 있을 때 드시는 음식 아닌가?’ 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람에게 ‘홍어’라고 칭하는 것이 폭력이 아닐 수 있을까? 자기는 그냥 모르고, 아무 의미 없이 쓴다고 해서 그렇게 써도 되는 것인가?

 우리들이 사용하는 나쁜 말 이란 것들도 다 그렇다. 처음부터 나쁜 말이 있었을까? 장애인을 비하 하는 ‘병신’도 한자 풀이만으로는 “병이 든 몸”이다. 그래서 감기에 든 사람에게 “병신”이라고 하면 기분이 좋을까? 듣는 사람이 불편하고 불쾌하다면, 쓰지 않아야 한다.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듣는 사람들이 불쾌하다고, 충분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하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예절 아닐까? 나는 ‘보이루’란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고 그냥 ‘인사’니까 쓴다는 친구들에게 묻고 싶다. 정말 인사라고? 정말? 정말? 정말? 보이루란 인사를 사용해서 기분 나쁜 친구들, 특히 여학생들 중에 많은 학생이 기분 나쁘다면 안 쓰는 것이 더 근사하지 않을까? 더 상대를 존중하는 근사한 말을 즐겁게 만들어 보는 것이 더 멋진 일이 아닐까?
박여빈<문흥초등>
 
 ※‘보이루’의 의미, 용어 사용과 관련된 학생들의 생각과 반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본보는 학교 현장에서 느끼는 학생들의 생각을 가급적 원문대로 전달하고자 합니다. 주장이나 반론이 있는 독자들은 누구라도 보내주세요. 최대한 반영하겠습니다. 보내실 곳: city@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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