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 일어서면 세상 변한다”는 교훈 새겨
일본 아이치현 평화위원회 청년부 5·18묘지 참배

▲ 일본 아이치현 평화위원회 청년부가 20일 광주를 찾아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과 함께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정의·민주·평화는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5·18 때 불의한 권력에 맞선 광주시민들의 모습은 우리에게 그 ‘진리’를 말해줬다. 일본의 젊은이들이 꼭 5·18을 알고 배웠으면 하는 이유다.”

 평화 실현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일본의 대표적 시민단체인 평화위원회의 아이치현 조직인 ‘아이치현 평화위원회’ 청년부가 20일 광주를 찾아 국립5·18민주묘지(북구 운정동)를 참배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광주에 도착,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과 함께 5·18묘지를 찾았다.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나고야 소송지원회)’의 다카하시 마코토 대표가 아이치현 평화위원회 이사장으로, 이번 방문은 다카하시 대표가 “한국의 대표적인 역사 현장을 일본 청년들과 함께 찾아보자”는 취지로 마련했다.

 아이치현 평화위원회가 5·18묘지를 참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문단엔 아이치현 평화위원회 청년부 소속의 일본 청년 17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광주 방문에 앞서 지난 4월부터 한국의 근현대사를 집중 공부했다.

 시민모임과 함께 헌화·분향을 하고 오월영령에 묵념을 올린 방문단은 참배 후 5·18묘역을 둘러봤다.
 
 ▲“5·18 일본 청년들 알아야 할 역사”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조선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이자 5·18유공자인 고 김혜옥 할머니의 묘비.

 다카하시 대표는 직접 일본 청년들에 김혜옥 할머니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상세히 설명하고, 함께 묵념을 올렸다.

 다카하시 대표는 김 할머니 묘비에서 “일본 젊은이들에게 제가 할머니에게 의지했던 추억을 이야기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며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말이 있지만, 우리는 아베라는 바위에 맞서 꼭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방문단은 이후 행방불명자 묘역에서 5·18 이후 아직까지 가족 품에 돌아오지 못한 행방불명자들의 사연, 암매장 의혹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의 주인공, 윤상원·박기순 열사의 묘도 찾았다.
 전날 한국에 도착한 방문단은 서대문 형무소를 찾았는데, 이곳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듣고 이 노래가 광주, 5·18을 대표하는 노래라는 걸 알게 된 터였다.

 윤상원 열사 묘역을 살펴보던 중에는 최근 일본에서 상영 중인 영화 ‘택시운전사’에 대한 반응도 들을 수 있었다.

 방문단 중 5명이 ‘택시운전사’를 관람했는데, 모두가 감동을 받고 눈물을 흘렸다고.

 다카하시 대표는 “택시운전사는 인권·민주·평화 3가지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영화”라고 극찬했다.

 방문단은 이후 추모관에서 5·18 영상을 시청하고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을 찾았다.

 다카하시 대표는 “5·18은 민주화를 위한 큰 투쟁이었고, 한국이 아시아 어떤 지역보다 민주주의가 발달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였다”며 “하지만 일본에서 5·18을 잘 이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일본서 ‘택시운전사’ 보고 모두 울어”
 
 이어 “이번 방문은 일본 청년들이 한국의 근현대사를 정확히 공부해, 다시 다른 일본 청년들에게 바르게 전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마련했다”며 “무엇보다 5·18을 통해 정의·민주·평화를 위해선 젊은이들이 일어나야한다, 일어서면 세상이 변한다는 것을 일본 청년들이 배웠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5·18을 배우고 돌아간 청년들이 다음엔 직접 광주 방문을 기획하고 시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방문단은 5·18묘지 일정을 마친 뒤 이날 저녁엔 광주 광산구의 한 식당에서 시민모임, ‘한일청소년평화교류’로 나고야를 방문했던 광주 청소년들과 함께 ‘한일시민교류회’를 가졌다.

 21일에는 근로정신대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댁을 방문한다.


 한편, 평화위원회는 일본 전국적으로 1만50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는 단체다. 아이치현 평화위원회 회원수는 약 750명으로, 지역 조직 중 가장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