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광수’ 지목 지만원 상대 법적 대응 검토

▲ 지만원이 5·18 당시 광주에 투입된 북한특수군으로 지목한 광주시민들. 오른쪽에서 두 번째에 있는 ‘제73광수’로 지목된 지용(76) 씨가 지난 19일 5·18기념문화센터를 찾아 38년 만에 침묵을 깨고 계엄군의 만행을 생생히 증언했다. 그는 지만원을 상대로 곧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5·18기념문화센터 임종수 소장 제공>
지만원으로부터 북한특수군으로 지목 받은 사실을 알고, 38년 만에 5·18민중항쟁 당시 계엄군의 만행을 증언한 지용(76) 씨가 호남의 대표적 부호인 지응현 씨의 손자로 밝혀졌다.

5·18기념문화센터 임종수 소장은 “지만원이 북한 특수군인 ‘광수73’으로 날조했던 5·18항쟁 시민군 지용(76) 씨가 호남의 부호이며 육영사업에 힘썼던 지응현(池應鉉) 씨의 손자로 밝혀졌다”고 밝혔다.

임 소장에 따르면, 1867년 광주에서 출생한 지응현은 일제강점기 광주의 대표적인 부호로 손꼽혔다. 그는 응세농업학교와 수의학교를 설립, 후진을 양성하고 다양한 구휼사업과 지역사업을 펼쳤다.

광주·전남지역엔 그의 선정을 기리는 송덕비가 17기 남아있다.

지용 씨의 부친 지창선 씨도 농업의 부흥을 통해 민족 역량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해 청년지도자 양성에 힘쓴 인물로 알려졌다.

지용 씨는 1980년 5월 당시 계엄군의 만행을 보고 광주항쟁에 시민군으로 참여했다. 당시 박남선 상황실장 등과 총기를 들고 외곽순찰과 도청 경계업무를 봤던 그는 5월26일 밤 옷을 갈아입기 위해 나왔따가 계엄군의 도청 진압으로 다시 도청에 돌아가지 못했다.

이후 지명수배돼 29일경 보안대 합동수사본부에 자수한 그는 그간 사업으로 쌓은 재력과 인맥으로 사면됐고, 그 뒤로 5·18에 대해 ‘침묵’하고 살아왔다.

그러다 최근 딸을 통해 지만원이 자신을 5·18 당시 광주에 투입된 북한특수군 ‘제73광수’로 지목한 사실을 알고 입을 열었다.

지난 19일 임종수 소장을 직접 찾아간 지용 씨는 자신이 직접 목격한 계엄군의 만행을 상세히 증언하면서 “도청 앞 집단발포 후인 22일이나 23일 경 낮 헬기가 도청 전일빌딩 쪽을 향해 총을 수십발 쏘는 장면을 생생하게 목격했다”고 밝혔다.

지만원의 ‘망언’을 계기로 입을 연 그는 “5·18 진실을 밝히는데 앞장 서겠다”는 뜻도 밝힌 상태다.

임 소장은 “지용 씨가 자신을 북한특수군 ‘광수73’으로 날조한 지만원에 대해 빠른 시일에 5·18기념재단, 민변 등과 협의해 민·형사 고소에 나설 계획이다”고 전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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