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권 없는 청소년들 광주시교육감 토론회 후끈

▲ 지난 6일 6·13지방선거 청소년모의투표 광주운동본부가 주관한 ‘광주광역시 교육감 후보자 청소년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이정선, 장휘국, 최영태 후보가 토론회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수영 청소년기자
6·13지방선거 청소년모의투표 광주운동본부에서 주관한 ‘광주광역시 교육감 후보자 청소년 초청 토론회’가 지난 6일 광주광역시 청소년삶디자인센터에서 열렸다. 투표권이 없는 청소년들이 교육감 후보를 초청해 토론회를 마련한 것은 전국에서 최초이다.

이날 토론회는 사전에 선정된 청소년 패널 3명이 요청한 질문에 대해 각 후보자들이 답변하였고, 또한 토론회를 지켜본 청소년들도 교육감후보자들에게 궁금한 점에 대해 즉석에서 질문 할 기회가 주어졌다.

학생들은 학생 동아리 및 자치 활동, 학교 밖 청소년 지원, 학생인권과 교권, 야간자율학습, 진로교육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후보들의 생각을 물었다.

‘광주광역시 교육감 후보자 청소년 초청 토론회’ 모습. 이수영 청소년기자

▲“학생들은 오직 대입… 이게 제대로된 진로교육인가”

토론자로 나선 광주고교 YMCA소속 류재열 학생(17)은 ‘청소년들의 진로교육’에 관련해 “대학입시교육 때문에 고등학생들은 자신의 적성, 꿈이 뭔지도 모른 채 그저 서울에 있는 좋은 대학 가려고 공부만 하고 있다”며 “이게 제대로 된 진로교육이라고 말할 수 있냐”고 다소 흥분된 목소리로 말해 현장에서 순간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의 의견도 나왔다.

학교 밖 청소년 꿈드림지원센터 소속인 이소은(19) 학생은 학교 밖 청소년들도 학업을 이어나갈 수 있는 지원 방안에 대해 물었다.

이에 대해 최영태 후보는 “학교 안팎의 청소년들의 교육과 보호의 대상은 똑같다”며 “상위학교 진학에 있어 장애물을 제거하고, (대입에 있어) 정시 외에는 진학 할 수 없는 점을 제도적으로 보안해야 하는 등 적극적인 교육과정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이정선 후보는 “(학생들이)왜 학교를 그만 두는지에 대한 예방이 중요하다”며 “학생들이 학교가 아이들이 배우고 싶은 것을 다양화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장휘국 후보는 “10여개 대안교육기관에 1년에 2억 8천만 원을 지원하고 있는데, 학교 밖 청소년들에 대한 지원은 전국에서 광주가 가장 앞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학생에게 교재나 강사비도 지원하고 있고 확대해 나갈 생각“이라고 답했다.

‘광주광역시 교육감 후보자 청소년 초청 토론회’ 모습. 이수영 청소년기자

▲‘남고·여고 폐지’ 장휘국·최영대 “찬성” 이정선 “신중”

‘남고·여고 폐지’에 대해 장휘국 후보는 “100퍼센트 찬성한다”고 말해 많은 학생들로부터 환호의 박수를 받았다. 또한 장 후보는 “광주 공립 고등학교 중 4개 학교를 제외하고 모두 남녀공학인 반면, 3분의 2가 넘는 사립학교의 경우 강제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최영태 후보는 “저희가 고등학교 다닐 때는 남녀공학은 상상도 못했다”며 “남녀공학제도로 가는 것은 시대적 흐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교육감이 돼서 어떻게 하겠다고 단정적으로 얘기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반면, 이정선 후보는 “중·고등학교 남녀 공학을 경험해봤다”며 “(남녀) 서로를 이해를 잘할 것처럼 얘기하는데 막상 해보니 불편한 점이 많았다”고 의견 차를 보였다. 또한 이 후보는 “교육감이 일방적으로 정할 문제가 아니라 단위학교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문서영 학생(19)은 “학생의회 대표인만큼 교육감에게 학생들의 의견을 대표하고 싶었다”며 “후보들이 똑같은 답을 반복해서 아쉬운 점은 있었지만 열심히 답변해줘서 고마웠다”고 평가했다.

청중으로 토론회를 지켜본 이재웅(48)씨는“청소년들이 직접 후보들에게 질문을 하고 답변을 듣는 게 처음이라 의미 있었다”며 “감동적이었고 예전에 비해 청소년들이 이렇게 존중받을 정도가 됐다는 것에 대단하게 생각 한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 교육감 후보자 청소년 초청 토론회’ 모습. 이수영 청소년기자

▲19세 미만 청소년들 13일 광주시장·교육감 모의투표

선생님과 함께 찾아 온 학생들도 보였다.

전대사대부중 임유정(16) 사회참여동아리회장은 “‘사회참여동아리’선생님께서 추천해주셔서 친구들과 함께 오게 되었다”며 “지금 교육감님(장휘국 후보) 외에는 잘 몰랐지만 다른 후보님들께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지 알게 되어서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날 현장의 관심은 뜨거웠다. 주최 측이 마련한 100석의 좌석이 일찍부터 모자라 계단에 앉거나 서서 관람했으며, 청소년뿐만 아니라 교사와 일반인들도 참석하는 등 그 열기가 대단했다.

청소년모의투표 광주운동본부는 교육감 토론회 이외에도 선거권이 없는 만 19세 미만 청소년들을 선거인단으로 모집해 지방선거일인 6월13일 ‘모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청소년들의 모의투표 결과는 6·13지방선거에 당선된 광주시장과 교육감 당선자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이수영 청소년 기자
광주광역시청소년참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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