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감동을 되찾을 수 있을까

 지난 2017년 7월 구례자연드림파크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한 이후, 부당징계 및 고소고발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노동권 보장과 교섭을 둘러싸고 노사 간 잡음과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소비자-생산자-노동자 3주체의 권리가 우선인 협동조합에서의 노동조합은 불가능한 것일까? 구례자연드림파크의 노사 문제를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는 아이쿱생협 소비자조합원들이 릴레이 기고를 요청해 와 게재한다. 아이쿱생협 소비자조합원으로서 문제의 원인과 해결방안에 대해 지역민들과의 공론의 장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취지라고 밝혀 왔다.
<편집자주>

 마음이 착잡하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해 간다는 게 이리도 어려운 일인가.

 기시감이 든다. 내가 지금 악명 높은 삼성의 노조탄압 복사판을 보고 있는 건가. 정권이 바뀌고 남북평화무드가 무르익어가고 세상이 변해가도 쉽사리 바뀌지 않는 무리들.

 나는 온라인 조합원이다. 아이쿱생협의 열성활동가도 아니고 그저 물품만 열심히 구매하는 평범한 조합원이다. 일상적인 조합 행사에 참여한 적도 거의 없고 최소한의 예의로 총회에나 한 두 번 얼굴을 내밀었던 게 생협 활동의 전부다. 가입 당시 협동조합의 활동에 크게 관심도 없었고 조합원으로서 소속감이 컸던 것도 아니다.

 잠시 회상을 해본다. 정확한 년도는 기억나지 않지만 시민단체에 몸담고 있던 시절, 아이쿱빛고을생협과 한 공간을 잠시 동안 공유한 적이 있었다. 당시 빛고을생협의 활동가들은 주변 인간관계에서 쉬 접해보지 못한 유형의 사람들이었다. 아, 이런 빛 같은 사람들이 있구나. 한없이 이타적인 사람들, 주위를 따사로운 온기로 물들이는 사람들, 사회적 약자를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 헌신적인 그들의 활동에 감화되어 어느 순간 아이쿱생협에 대한 애정이 스멀스멀 자라나고 있었다. 그때부터일 게다. 아이쿱생협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지고 소속감이 생기기 시작한 게.

 방관자 같았던 나의 마음을 돌리게 된 빛고을생협 활동가들의 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앞서 언급했지만 그들은 단순히 생협 안의 내부 활동에만 머무르지 않고 두루두루 지역사회와 연대하고 고민하고 함께 해결해 나가려는 적극성을 보여주었다. 생협의 수익금 일부를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기꺼이 손을 내밀어 힘을 북돋아주었다. 지역의 여느 시민단체 못지않게 적극적인 연대의 몸짓을 보여준 게 빛고을생협 이었다. 그 당시만 해도 지금의 아이쿱생협처럼 거대한 몸집도 아니었고 외부에 드러나지 않는 여러 운영상의 어려움도 안고 있었을 게다. 그러나 빛고을생협은 그 모든 어려움을 감내하고도 시민사회가 제기한 문제들을 함께 끌어안고 풀어가려 노력하였다.

 시민단체 활동가였던 나에게 그 어느 단체보다 더 큰 감동을 안겨준 게 빛고을 생협이었다. 여러 시민단체들의 귀감이 될 정도로 빛고을 생협의 연대정신은 빛이 났다. 빛고을 생협과의 연대활동은 자유·평등·연대의 가치를 마음에 새기고 활동했던 나에게 큰 자극을 주었고 인간애란 무엇인가를 다시금 곱씹게 해준 귀한 경험이었다.

 2018년 지금 여기, 당혹스런 상황을 목도하고 있다. 협동조합의 정신은 온데간데없고 노조탄압에 앞장서는 구례자연드림파크를 보며 아이쿱생협에 가졌던 애정이 허망하게 사라지려 한다. 지금 당장 행동이 필요할 때다. 경영자가 드리운 허위의 장막을 걷어내고 아이쿱생협의 조합원들과 활동가들이 노조탄압 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연대의 몸짓을 보여주길 바란다. 나에게 뭉클한 감동을 안겨줬던 예전의 빛고을생협처럼.
경연<아이쿱 생협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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