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운영 10곳 이상, 필요한 경우도 있지 않나 생각”
“518m 빛의 타워 일방적 추진 않겠다는 말 믿어달라” 호소도

▲ 17일 광주NGO센터에서 이용섭 광주시장과 광주시민사회단체 대표 및 관계자들이 간담회를 갖고 지역 현안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관사가)필요한 경우도 있는데, 그 사람들 마음 아픈 것 아닌가 생각하느라 시간이 걸렸다.”

지난 16일 관사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이용섭 광주시장이 ‘결정’을 내리기까지 왜 시간이 걸렸는지를 설명하면서 한 발언이다.

이 시장은 17일 광주NGO센터에서 광주 시민사회단체 대표 및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참여자치21 정재원 대표는 이 시장이 전날 관사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공식 입장을 낸 것에 대해 “잘한 결정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광주시는 이 시장이 사용할 관사로 서구 매월동 아델리움 앤 로제비앙 아파트 112㎡(34평) 한 채를 3억2000만 원에 전세 계약했다.

탈권위주의의 상징적인 조치로 민선6기에서 폐지했던 관사가 4년 만에 부활한 것인데, 지역 시민사회 등에선 “관사는 구시대 산물이자 반칙과 특권을 없애자는 촛불민심에도 배치되는 것”이라며 비판을 제기했다.

대전시나 인천시는 관사를 두고 있지 않고,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오거돈 부산시장이 관사를 시민에 개방하고, 양승조 충남지사도 관사를 쓰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관사를 폐지하고 시대적 흐름도 광주시엔 부담으로 작용했다.

결국 이 시장은 전날 공식 입장문을 통해 “제 생각이 짧았다”며 “관사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시민사회와의 간담회에서 이 시장은 이러한 결정을 내리기까지의 ‘고심’을 털어놨다.

이 시장은 “제가 관사를 안 쓰겠다고 했는데, 당당하게 살고 싶었다”며 “규정상 문제 없다고 변명하기 보다 저보다 어렵게 사는 시민들을 생각할 때 사치스럽다 생각해 진즉 버리려 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주일 정도 관사를 이용하다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선 “지금도 10곳 이상이 사실상 관사를 쓰고 있다”며 “제가 관사를 안 쓰면 (관사가)필요한 경우도 있는데 그 사람들의 마음이 아픈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사정이 있어 관사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지자체에도 ‘불똥’이 튈 것을 염려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시장은 이날 518m 빛의 타워와 관련해 “시장의 말을 믿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 시장은 “억울한 게 많다. 취임도 하기 전에 비판부터 하고 취임도 안 한 사람에게 성과를 내라고 하니까 깝깝한 게 많았다”면서 “하지만 그게 저의 숙명이라고 여기겠다”고 운을 뗐다.

이어 “빛의 타워는 양향자 최고위원의 공약으로 단일화하면서 광주혁신위원회에서 수십 개 제안 중 하나로 들어간 것이다”며 “제가 일방적으로 추진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언론이나 시민사회는 저에게 ‘일방적으로 추진하지 말라’고 한다. 엊그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는데 지금도 ‘검토하고 있다’는 분이 계신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시청이 그동안 시민들에게 신뢰를 받지 못해 빚어진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억지 이야기’를 안했으면 한다”며 “광주시장의 말을 믿어줬으면 좋겠다는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이 시장은 관사로 전세계약했던 아파트를 개인 비용을 들여 다시 전세나 월세로 계약해 그대로 이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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