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시장 “8월 협약식 목표 추진 중”
광주시 우회 투자·생산차량 시장성 등 쟁점

▲ 광주시가 추진하는 자동차 합작법인에 대한 사업 참여 의향서를 제출한 현대자동차의 실무진이 지난 6월4일 광주 빛그린산단을 방문해 현지실사를 진행했다.<광주시 제공>
광주시와 현대차의 ‘광주형 일자리’ 투자 협상이 조만간 첫 결실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내달 중 투자 협약을 목표로 내건 가운데, 광주시의 완성차 법인 투자 문제, 생산차종의 성공 가능성 등 ‘사전 검증 과제’들을 통과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18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시와 현대차 등이 참여하는 자동차 합작 법인 투자와 관련한 법률 검토가 아직 진행 중이다.

합작 법인 설립과 관련한 총 사업비는 7000억 원 정도로, 광주시는 당초 직접투자와 우회 투자 등 다양한 가능성을 모두 열어 놓고 검토해 왔으나 현재는 사실상 우회 투자로 가닥을 잡았다.

사실상 영리를 목적으로 한 법인에 지자체가 직접 투자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땅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차그룹이 중심이 돼 운영하고 있는 창조경제혁신센터에 광주시가 출연을 하고, 이를 다시 합작법인에 지분으로 투자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광주시는 당초 지난 6월 말 현대차와 ‘완성차공장 설립 투자협약식’을 체결하려다 예정일을 코앞에 두고 행사를 ‘무기한 연기’했다.

현대차가 광주시에 사업 참여 의향서를 제출한 직후 나온 현대차 노조의 반발과 더불어 합작법인 이사회 구성, 경영책임 부담, 위탁 생산 차량의 가격 등의 쟁점이 정리되지 않은 탓이다.

이후로 양측의 투자 협상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완성차 공장에서 생산할 차량의 시장성도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다.

현대차를 위탁 생산하는 방식이니만큼 이 차량에 대한 시장 수요와 실제 판매 실적 등이 향후 공장을 지속하는데 있어 중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대차 역시 “경제성을 갖춘 차종의 신규 개발”을 제시한 바 있다.

그동안 생산 차종으로는 경형 SUV(스포츠 유틸리티 자동차)가 거론돼 왔다.

친환경차 선도도시를 내건 광주시는 전기자동차 생산을 중심에 두고 있지만, 썩 자신감은 나타내고 있진 않다.

연 10만 대 생산 규모를 구상 중인데, 전기차만으로 이게 가능하겠냐는 의문때문이다.

전기자동차 판매는 올해 상반기에만 1만 대를 넘어서는 등 매년 큰 폭으로 증가 추세긴 하다. 다만, 여전히 전체 자동차 판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대에 머물러 있다.

이와 관련, 환경부의 올해 전기자동차 보조금 지원 물량은 2만8000여 대다.

광주시가 공장 준공 시기로 계획한 2020년까지 ‘전기차 대중화’가 얼마나 뒷받침될 수 있느냐가 변수나 당장은 “전기차 플랫폼만으로 연 10만 대 생산은 쉽지 않다”는 게 광주시의 판단이다.

검증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지난 17일 시민사회단체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용섭 광주시장은 “검토하다보니 해결해야 될 과제가 많지만 8월에는 (현대차와)협약을 맺고 연말쯤 실질적으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고 밝혔다.

현재 진행 상황과 관련, 이 시장은 “투자 방법과 관련해 중앙정부, 대형로펌과 법률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신설법인에서 제조할 차종을 어떤 차종으로 하고, 이 차종이 상당 기간 수요가 있을 것인지 이런 문제도 따져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투자비의 최대 10% 보조금, 취득세 75% 감면, 재산세 5년간 75% 감면, 교육·문화·주거·의료·복지지원 등 현대차에 제시했던 대규모 인센티브에 대해서도 이 시장은 “광주시가 아닌 중앙정부가 지원할 수 있도록 협의 중이다”고 말했다.

적정임금, 적정 노동시간, 원하청 관계개선, 노사공동책임 경영 등 민선6기에서 마련한 ‘광주형 일자리 4대 원칙’은 지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광주시는 현대차는 물론 다양한 기업과 지역사회가 참여하는 ‘합작 법인’을 만들고, 이 법인이 운영하는 완성차 공장을 통해 현대차의 차량을 위탁 생산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토대로 제조업계 평균 연봉의 절반 수준인 연봉 4000만 원을 적용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합작 법인의 2대 주주로 전체 자본금의 20% 미만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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