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자연드림파크 갈등, 아이쿱생협 조합원 기고]

 지난 2017년 7월 구례자연드림파크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한 이후, 부당징계 및 고소고발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노동권 보장과 교섭을 둘러싸고 노사 간 잡음과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소비자-생산자-노동자 3주체의 권리가 우선인 협동조합에서의 노동조합은 불가능한 것일까? 구례자연드림파크의 노사 문제를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는 아이쿱생협 소비자조합원들이 릴레이 기고를 요청해 와 게재한다. 아이쿱생협 소비자조합원으로서 문제의 원인과 해결방안에 대해 지역민들과의 공론의 장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취지라고 밝혀 왔다.
<편집자주>

 저는 아이쿱의 일반조합원입니다.

 한달 전, 우연히 이번 사건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생협내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도 충격이었지만, 사건이 발생하고 1년이 넘도록 조합원들에게 그 어떤 공유도 없었다는 것 또한 충격이었습니다. 상생과 윤리적 경영을 얘기하는 ‘아이쿱 공동체’ 안에서 노사분규가 발생했는데, 이 사건을 거론하는 것 자체를 불편해하며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 또한 전혀 생협답지 않은 낯선 모습이었구요. 그래서 양측의 이야기들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궁금증은, ‘이 사건의 발단이 노동조합 설립 때문인가 그렇지 않은가’였습니다.

 사측은, 노조는 17년 7월에 설립되었고, 조합원 비리 등으로 징계에 착수한 것은 17년 5월이기 때문에 노조설립과는 관련이 없는 이야기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아! 그랬던거야“’라고 생각했는데, 노조 설립을 위한 준비가 3월부터 본격적으로 있었더군요. 노조가 생기고 나서 사측은 노조원 일대일 면접을 실시했고, 이 과정에서 상당수의 노조원이 퇴사 또는 탈퇴의 수순을 밟았습니다. 저는 노조 측의 중단 요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진 사측의 이런 행동이 노조 설립과 무관했다는 사측의 주장에 동의가 안 됩니다.

 두 번째 궁금증은, ‘노조원들이 개인비리 등으로 징계를 받자 ‘노조탄압’으로 둔갑시켜 사측을 공격하고 있는 것인가’였습니다.

 이 건에 대해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측으로부터 고소고발 당한 노조원들은 ‘혐의없음’ 판결을 받았습니다. (주) 오가닉클러스터 측의 광고를 보면 이것은 노조와 무관한, 직원의 비위에 대한 정당한 대처였을 뿐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 정확히 사실관계 확인해서 법적절차를 진행하면 될 것입니다. 광고까지 하는 대대적인 인신공격이 아니라…. 하지만 이 건과 관련해서 사측은 노조원 개개인의 명예를 거의 인격살인 수준으로 실추시켰고, 제대로된 사과 또한 없었으며 심지어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점이 상당히 우려스럽습니다.

 세 번째 궁금증은, ‘과연 구례자연드림파크와 아이쿱의 관계는 무엇인가’였습니다.

 저는 구례자연드림파크는 아이쿱이라고 막연히 생각했습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각각의 회사 형태와 무관하게 제 의식속에서 이 모든 것은 ‘아이쿱 공동체’로 하나였으니까요. 하지만, 아이쿱은 “해당 사안은 구례자연드림파크의 특정 사업장 내에서 벌어진 일이지 아이쿱 생협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명확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또, 노조 측을 상대로 ‘구례자연드림파크’를 ‘아이쿱’이라 표기하여 명예가 훼손되었다며 경찰에 고소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과연 그런가요? 구례파크에 입주한 업체들은 아이쿱과 무관하게 존재할 수 있는 기업들인가요? 누구도 납득하지 못할 입장을 내놓고, 뒤에서는 노조원을 고소하여 코너로 모는 이런 행동을 비겁과 기만이라는 말 외에 어떤 것으로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아이쿱은 이제라도 자기책임을 올바르게 다해야 할 것입니다.

 네 번째 궁금증은, ‘사측이 원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였습니다.

 이렇게 긴 시간 끈질기게 노조원들의 비리를 주장하며 파렴치범으로 몰아가는 소송과 광고를 불사하고, ‘협동조합 간 협동’이라는 그럴 듯한 이름으로 당사자인 노동자들의 의견은 배제 된 ‘외주화’를 강행하고, 구례지역 곳곳에 걸린 지역민주단체의 플래카드와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정말 거론할 가치조차 없는 부당한 ‘괴산 발령’ 등. 이 모든 걸 감수할 만큼의 가치와 명분이 도대체 무엇이란 말입니까?

 불과 며칠 전에도 공정한 인사를 불러 대화를 해보자는 지역민의 요구에, 사측은 참석거부를 통보했다고 하더군요. 정말 안타깝습니다. 대화하지 않고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것인가요? 사측의 이런 행동이 계속 된다면, 사측의 목표가 원만한 해결이 아니라, 결국은 노조말살이었구나 라는 의심을 피하지 못할 것입니다.

 아이쿱 조합원의 이름으로 요구합니다.

 진실이 무언지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때로는 궁금증으로, 때로는 문제제기로, 때로는 1인시위로 표출되는 조합원의 목소리에 대해 명예훼손이라며 고소고발을 남발하여 조합원들의 입을 막는 행위를 멈추고, 그 목소리와 진심에 귀 기울여 주길 바랍니다.

 전남 구례에 사는 노동자를 본인 동의도 없이 충북 괴산으로 발령내는, 썩어빠진 자본가들이나 하는 비열한 행태를 당장 중단하고, 이제라도 노동자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테이블에 마주 앉아 대화에 임하길 바랍니다.

 그 어떤 가치도 ‘사람’보다 우선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생협에서는….
김광선 <경기고양 아이쿱생협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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