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금타 비지회
“집단해고 철회하라” 촉구
“임금동결 고통 분담…
상여금 100%삭감 등 요구”

▲ 16일 금속노조 금호타이어비정규직지회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단해고 철회를 촉구했다.
금호타이어 곡성공장에서 타이어 수리 공정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사실상 집단해고될 위기에 놓였다. 도급업체가 기존 근로조건보다 하락된 조건에 노동자들이 동의하지 않을 경우 채용할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

금호타이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일자리를 빼앗아 비정규직으로 채우겠다는 계획을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금호타이어비정규직지회(이하 노조)는 16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타이어는 비정규직 노동자 집단해고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곡성공장 타이어 수리 공정에서 일하는 12명의 노동자들이 해고될 위기다.

해당 노동자들이 속해 있는 송도산업이 사업을 포기, 오는 20일 새로운 도급업체가 공정을 맡게 된다. 금호타이너에선 도급업체와 사장이 바뀌더라도 기존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과 근로조건(단체협약, 노동조합)이 자동적으로 승계돼 왔다. 하지만 이번 승계과정이 그 동안의 관행과 다르게 진행되면서 노사 간 갈등이 생기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조는 “고용과 근로조건이 승계돼 온 것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최소한의 조치”라면서 “그런데 돌연 금호타이어와 도급사장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상여금 매월 분할 지급과 상여금 100% 삭감을 요구하며 동의하지 않을 시 집단적으로 해고하고 새로운 비정규직으로 신규채용하겠다고 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상여금 매월지급을 통해 법정최저임금 인상을 회피하고 임금을 빼앗겠다는 요구에 어떻게 동의할 수 있겠냐”면서 “동의하지 않으면 집단해고 하겠다는 협박이 말이 되는가” 물었다.

노조는 “금호타이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미 원청인 금호타이어와 사내하청 도급업체의 어려운 현실을 감안, 2017년 임금을 동결하고 구성원으로 적극적으로 경영정상화에 협조할 것”이라면서 “낮은 임금구조에서 장시간 노동을 하지 않으면 가족들의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비정규직의 입장에서 임금동결은 크나큰 고통분담”이라고 전했다.

노조는 “오는 28일 금호타이어를 인수한 중국기업 더블스타의 차이융썬 회장이 참석하는 금호타이어 미래비전 선포식이 있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는 그 축제에 초대받지 못했다”면서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미래비전을 선포하기 전에 금호타이어에서 열악한 조건에서 차별받으며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호타이어 비정규직지회 박병준 지회장은 “해고 위기에 놓인 타이어 수리 공정은 지난해 12월 대법원 판결에서 불법파견으로 인정된 공정”이라면서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해야함에도 오히려 해고하겠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도급업체 송도산업은 “이익금의 대폭하락으로 사업을 포기했다”면서 “이를 인수하는 (새로운) 업체는 매출액의 증가가 없는 상황에서 비용을 줄이는 조건이 돼야만 적정 이익을 낼 수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도산업은 “신규업체는 단체협약을 승계할 의무가 없으며 다만 전 업체의 근로조건이 변동사항이 없을 때는 별도의 단체교섭을 하지 않고 기존 단체협약을 승계해 적용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이번에는 근로조건의 일부가 달라서 송도산업의 단체협약을 그대로 승계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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