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남아있는 숲, 지켜야 한다
“근린공원은 우리 함께 살아가야 할 공간”

▲ 우산근린공원. 구실잣밤나무,종가시나무,후박나무,후피향나무 등이 보인다.
 도시공원시민탐방 6회차 마지막 탐방은 우산근린공원이다.

 입추가 지난 지 일주일이 지났건만, 더위는 기세가 꺽일 줄 모른다. 아침에 문밖으로 나서니 사우나 열탕을 들어서는 느낌이다. 혹독한 더위가 우리를 괴롭히는 것도 언제부턴가 우리가 저질러 놓은 자연에 대한 대가라 생각하며 무거운 마음으로 탐방에 나섰다.

 오늘은 숲해설가광주전남협회, 녹색연합, 일반시민 등 20여명이 함께했다.

강사이신 박계순 숲해설가님의 안내와 김영선 교수님의 도움으로 도시숲의 올바른 조성과 도시숲이 주는 고마움에 대해 배운다. 자연은 자연 그대로 간섭하지 않는게 최상의 보호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 일정이었다.
 
▲‘내 집 정원같은’ 도심 속 숲
 
 우산근린공원은 2007년 푸른숲 만들기 일환으로 1차, 2차에 걸쳐 조성된 공원이다. 광주의 관문인 동광주IC를 끼고 있는 교통의 요지로 많은 차량과 사람들 왕래가 많은 곳이다. 인근에 말바우시장이 위치하고 시립무등도서관이 자리해 두암동, 우산동, 문흥동 주민들의 쉼터로 이용되고 있는 곳이었다.

도심에서 편히 접근할 수 있어 어르신이나 무등도서관의 이용객들이 산책하고, 만나고 담소하는 도심의 쉼터로 공익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어찌 보면 ‘내 집 정원’같은 공원이라 할 수 있다. 군에서 관리하면 군립공원, 도에서 관리하면 도립공원, 나라에서 관리하면 국립공원 인데 근린공원은 실생활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어 동네공원 마을공원이라 할 수 있겠다.

 다양한 나뭇잎을 모아서 비교해보며 나무들의 살아온 모습과 과정을 생각해본다. 숲에서는 이렇듯 다르게 살아도 되는데 물질만능시대, 최고만을 지향하는 삶을 살아온 자신이 부끄럽기 그지없다.

 동산 같은 아담하고 평편한 우산공원은 높지 않으면서도 조망이나 일조량이 좋아 산책이나 가벼운 운동하기에 제격이다. 제법 큰 난대림과 활엽수들이 많이 식재되어 있다.

 난대성 상록수는 건조한 도심에 적응하기 어려워 인접한 나무들이 몹시 지쳐있고 옆으로 뻗은 가지는 지탱하기도 힘든 모습이 안쓰러웠다.

 후박나무는 말라 죽어갔고 넓게 울창하게 자라야 할 느티나무도 침엽수나 대나무처럼 가지도 뻗지 못하고 높게 자라 제모습을 갖추지 못하니 안타까웠다. 이처럼 죽어가도록 방치해 놓은게 다른 나무 들한테 몹시 부끄러웠다.

 도심의 공원은 수종 선택에서부터 식재까지 전문가의 조언아래 꼼꼼하게 관리해야 재정 낭비를 줄이는 길임을 다시 한번 상기한다.

 즉 많은 돈을 들여 적응하기 어려운 큰 나무를 심을 것이 아니라 작은 묘목을 군락으로 심어 잘 자라도록 관리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말이다. 또한 먹이 활동으로 찾아온 새들에게 물 한 모금 축일 수 있는 급수 시설도 마련돼야 할 것 같았다
 
▲“식물과 인간, 누가 중요할까?”
 
 오늘 돌아본 우산근린공원은 13만6000 평방미터 규모에 밭(35%), 논(23%), 임야(19%), 기타(23%)의 규모다. 이중 사유지가 42%. 무등도서관 앞쪽은 동향으로 산책이나 운동하기 좋으며 무등도서관 옆쪽 남향은 큰나무로 빽빽한 숲이 길게 조성돼 있어 도심속 정글같은 느낌이었다.

 이 더위에 숲이 만들어준 그늘은 땡볕도 얼마든지 흡수해 버릴 듯 우리를 시원하게 맞아주었다. 순간 모두 얼음골에라도 들어온 듯 팽나무 그늘이 시원했다.

 에어컨에 비할 수 없을 정도. 이런 도심에 나비가 알을 낳고 새끼가 자랄 수 있는 보금자리로 삼았을 정도이니, 이 또한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그만큼 사람들 손때가 묻지 않았음을 보여 주는 것일지 모르겠다.

 귀엽고 예쁜 호랑나비 애벌레에 빠져 한동안 바라본다. 건강하게 잘 우화하길 염원했다.
호랑나비 애벌레.|||||

 공원 뒤편으로는 실내골프장이 있고 낮은 곳은 갯버드나무, 갈대, 골풀 등 습지 식생이 자라고 있다. 나머지는 오랫동안 경작지로 밭을 일구는 바람에 외래식물이 늘어나고 토양이 오염될 가능성이 커졌다. 당국의 관리가 시급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날 돌아본 우산공원은 그나마 조금 남아있는 큰 숲이 위안이다. 꼭 지켜 질 수 있도록 주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보호 동참이 필요하다.

 도시공원 일몰제에 따른 개발로 복구에 오랜 시간이 드는 소중한 자연이 더 이상 훼손되지 않았으면 한다. 생태학적 관점에서 볼 때 식물과 인간 중 누가 더 중요할까? 빌딩숲만 늘릴 것이 아니라 작은 나무 한 그루라도 늘려서 도심을 살려내는 것이 미래를 가꾸고 지키는 일일 것이다.
박종민(숲해설가)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