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사립학교 비위…
시교육청 “전담팀 꾸리고…”

 광주교육계가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직원들의 잇따른 성희롱·성추행 사건으로 얼룩지고 있다. 부산과 서울에 이어 광주에서도 ‘스쿨미투’ 물결이 번지고 있는 것.

 특히 시험지유출 사건부터 이어진 사립학교의 잇따른 비위사건으로 인한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상상을 초월하는 피해규모와 지켜지지 않는 매뉴얼, 피해학생들의 신고 무마, 2차피해 등 다양한 문제점들이 드러나면서 학교 내 성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지난 5월, “광주 A고등학교 교장이 다수의 여학생들을 성추행해왔다”는 민원을 접수했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과 SNS에도 같은 내용의 글이 업로드됐다.

신고자들은 “(교장선생님이) 여학생들의 가슴부위에 달려있는 명찰을 이름을 본다는 명분으로 가슴을 찔렀다”며 “닭살이 돋고, 심한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 처벌해달라”고 요구했다.

 광주시교육청은 곧바로 사립학교인 A고교에 대한 무기명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 조사에서 상당수 학생들은 “교장 임 모씨와 일부 교사들에게도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교장 임 씨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학교 법인이사회는 임 씨를 직위해제했다.

▲교장과 일부 교사들의 상습 추행
 
 해당 혐의에 대한 경찰의 조사가 이어진 뒤, 광주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이달 1일 “명찰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며 42차례에 걸쳐 여학생 26명을 추행한 혐의로 전 교장 임 씨를 구속기소하고, 같은 학교 교사 4명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 조치했다.

 7월엔 역시 사립학교인 광주 B여자고등학교에서 교사 10여 명이 연루돼 피해자만 180여 명에 달하는 성추행 파문이 일었다.

 피해학생들이 학교 교장에게 “우리를 지켜주세요”라며 직접 진정을 제기했고, 교장이 교육청에 조사를 의뢰하면서 경찰조사까지 이어졌다.

 광주시교육청이 조사한 결과를 보면 충격적이다. 교사들은 “고년 몸매 예쁘네”, “큰 귀걸이 하면 술집에서 일하는 여자 같다”, “뚱뚱한 여자가 치마 입으면 역겹다”, “여자는 애 낳는 기계다”등의 성희롱을 일삼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고3학생들을 대상으로 “너희들 이런 식으로 하면 생기부 잘 써줄 수 있을 것 같냐”는 협박성 발언도 했던 것으로 나타난다.

 피해자는 180여 명에 달했다. 전체 860여 명 학생 중 20%에 달한다. 최초 성희롱 혐의를 받던 교사는 11명이었으나, 조사결과 가해교사는 16명으로 늘어났다. 이는 전체 교사 중 20%에 달하는 숫자였다.

 광주 남부경찰서는 이같은 광주시교육청 전수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직위해제된 상태인 가해지목교사들을 대상으로 소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광주지역 대안학교에서도 교사의 제자 성추행 사건이 불거졌다.
 
▲대안학교에선 가해자·피해자 분리안해

 광주 C대안학교에선 지난 4월, 교사 A씨가 수업을 마친 뒤 복도에서 여학생의 옆구리 등 신체를 만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는 사실이 세계일보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이에 따르면, 성추행을 당한 여학생은 학교에 상담을 요청해 성추행 사실을 알렸고, 학교는 광주시교육청과해바라기센터 등에 알렸다.

 하지만 학교는 여학생의 학부모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 경위서만 받고 학생의 학과를 옮겨주는 수준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이에 “광주시교육청이 A교사와 여학생을 분리하지 않는 등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학교에서 받은 구성원들의 성폭력 폭로 ‘스쿨미투’는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3월, 서울 노원구 용화여고에선 졸업생들이 ‘성폭력 뿌리뽑기위원회’를 결성하고 졸업생·재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렸다.

 여기엔 “학교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묵살됐고, 6년 간 교사들의 성폭력이 지속적으로 자행됐다”는 주장이 담겼다. 이후 재학생들이 이에 화답해 창문에 미투 메시지를 붙인 ‘창문미투’로 이어지며 화제를 됐다.

 이후 부산과 청주 등전국의 학교에서 ‘스쿨미투’가 이어졌다.

 이같은 물결이 광주까지 이어지자 광주시교육청은 “성 비위 사건 전담부서를 구성하고,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