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언론 광주드림 취재기·뒷이야기

 얼마 전 시민들에 대해 ‘버르장머리 없다’는 말을 한 시장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몇 해 전에는 ‘버럭시장’ 이야기도 있었다.

 물론 두 사건은 다른 ‘시장님’ 이지만, 시민들에게는 그 직을 가지게 된 이에게 ‘시장이란 어떤 존재인지, 무엇을 바라는지’ 이야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또한 ‘버럭시장’, ‘버르장머리없는 시장’의 탄생이 가능하게 그 현장을 전해준 ‘광주드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방정부는 군림하는 권력이 아닌 시민자치의 힘으로 움직여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깨어있는 시민들이 많아져야 하고, 권력이나 이익집단으로부터 자유로운 독립언론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획일화 되고 힘 있는 중앙언론의 권력이, 서울공화국 같은 우리나라에서는 당연한 것처럼 되어있다.

 서울 살다가 경기도로 이사를 간 지인이 도무지 살고 있는 지역(김포)이야기를 알 수가 없다며 ‘신문에 우리 지역 이야기가 나오는 때는 뭔가 끔찍한 사건이 났거나 서울과 연관해서 논란이 되는 경우’ 라는 말을 씁쓸히 하는 것을 들었다. 분명히 각 지역의 특색에 따라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고 문화가 있고 이야기가 있는데 말이다.

 그래서 이번 광주드림에서 창간15주년을 맞아 발간한 책 ‘호랑이 똥은 멧돼지를 쫓았을까-광주드림 취재기·뒷이야기’(드림미디어 기획 / 도서출판 이엉)는 그 자체로 살아있는 광주의 현재 역사를 보여주고 있고, 광주 사람들의 삶이 담겨있어 매우 의미가 깊다.

 독립언론 광주드림이 기록한 광주 15년을 전·현직 기자 40명에게 물어서 기사를 발췌하고 취재과정의 뒷이야기를 함께 싣고 있어, 순식간에 읽힐 뿐 아니라 다채로운 주제여서 읽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광주를 드립니다. 꿈을 드립니다.”…(중략)…‘광주를 드리겠다는 것’은 광주 사람들도 잘 모르는 광주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광주사람이 자신의 배경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사는 광주에 대한 긍정성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한다. 가령, 광주드림의 ‘광주맛집’ 기사는 다른 언론의 맛집 기사에서 보기 어려운 독특한 면이 있다.

 음식을 소개하면서, ‘식당주인’에 관한 이야기가 빠짐없이 나온다. 그리고 그 식당을 주로 이용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도 등장하고, 식재료가 어디에서 나왔는지도 설명한다. 맛집 기사 하나에 광주라는 시공간의 연결망이 펼쳐진다.

 기획기사든 일반기사든 광주드림만의 특별한 색깔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그래서 광주드림의 ‘림’의 ‘ㅁ’이 선물상자 모양이어야만 했다.
 ‘필진에서 발행인이 되다-송한수 글’ 중에서
 
 그리 두껍지 않은 이 책을 들고 읽다보면 문예회관 블랙리스트 사건이나 교구 납품비리 등 사회고발적인 기사부터 어이없는 권력의 민낯을 보여주는 기사, 우치동물원에서 호랑이 똥을 구해간 장흥농부들의 이야기까지, 지난 15년의 다양한 광주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이런 일이 있었구나 하고 기억하는 것은 지나간 일을 복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현재와 앞으로 살아갈 시민들이 어떤 실천으로 삶을 꾸려나가면 좋을지 알려주는 반사경이 되기도 한다.

 가끔 동네책방 숨에 찾아와 북스테이 체험으로 하루 묵어가는 분들에게 드리는 선물꾸러미에는 지역 문화 잡지 ‘전라도닷컴’을 꼭 함께 넣는다. 정기구독을 은근히 권하기도 하는 것이지만 광주전라의 다채로운 이야기가 담겨있다고 자랑스럽게 내밀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광주드림의 15년을 정리한 이 책을 통해서도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권력을 비판하고 불의를 폭로하며 약자를 대변하는 ‘광주드림’ 같은 독립언론이 우리지역에 더 많아지길 바라기 때문이고, 시민들의 참여와 후원으로 운영되는 사단법인인 광주드림이 계속해서 그 운영에 부침이 없이 잘 버티고 살아남길 바라기 때문이다.
문의 062-954-9420

이진숙 <동네책방 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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