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10시간 일해도 ‘최저임금+1000원’
부를 땐 반말이나 ‘야!’…“최소한의 존중도 해줄 순 없나?”

▲ ‘아르바이트 노동 현장’ 개선과 관련한 청소년들의 바람들.
 필자가 청소년노동인권센터에서 하는 가장 주된 일은 청소년들의 노동 조건에 대해서 듣고, 해당 조건들 중에서 법 위반 사항을 찾고, 위반 사항에 대한 시정이 될 수 있도록 청소년 노동자와 함께 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청소년 노동자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대화를 많이 하게 된다. 오늘은 그 중 광주드림 독자들과 함께 생각해보았으면 하는 청소년 노동자의 이야기 몇 가지를 적어보려 한다.

 고깃집 알바는 다른 식당 보다 훨씬 힘든 알바에 속하는데, A군은 이 곳에서 벌써 1년 6개월 넘게 일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시급은 최저임금에서 딱 100원 높다.

 “우리는 시급 100원 가지고 갑질을 당한거예요. 원래 주중에 4시간씩 일을 하는데, 매니저 형이 주말에도 10시간씩 스케줄을 넣어줄 때가 있어요. 다음날 학교를 가야하는데 풀타임 근무는 너무 힘들다고 그래도, 형이 앞으로 시급 100원 올려줄테니까 나와달라고 그래요. 주말에 10시간 일해도 겨우 1000원 더 받아요. 100원은 그냥 우리 엄마한테 달라고 해도 되는데, 그 100원 올려주는 것 가지고 이것저것 일을 다 시켜요. 솔직히 일은 3개월 된 매니저 형보다 제가 훨씬 잘하는데, 1년 6개월을 일해도 최저임금이예요.“

 B군은 같은 고기집에서 6개월 째 숯불을 만든다. 가마 앞에서 뜨겁고 무거운 숯을 만드는 일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B군은 아직도 최저임금을 받는다.

 “여기서 일하는 애들이 자주 바뀌어요. 오전 반나절 하고 그만 둔 애도 봤어요. 그러면 매니저 형이 또 끈기가 없다 그러면서 뭐라고 해요. 그런데, 그게 끈기가 없는게 아니예요. 솔직히 성인 2명이 해도 힘든 일을 오늘 처음 출근한 청소년 1명 한테 시켜요. 그러니까 일이 느리고 힘들죠. 그래놓고 뒤에서는 요즘 애들이 다 그렇다고 욕하는거죠.”

 작년에 우리 센터에서 상담을 받았던 C양은 올해 20살이 되었다. 10대부터 시작한 알바는 대학에 다니는 지금도 그만 둘 수 없다. 시급은 여전히 최저임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하지만 달라진 것이 있다고 한다.

 “저는 여기 센터에서 ‘○○씨~’ 라고 높임말 해주는 어른을 처음 만났어요. 알바할 때 사장님이나, 학교에서 선생님들은 다 저한테 반말로 이름을 부르거나 ‘야!’ 라고 했거든요. 10대에게는 그게 당연한 거예요. 그런데 20살이 되고 나니까, 알바를 해도 이제 사장님이 저를 ‘○○씨~’라고 부르고 높임말을 해줘요. 그게 좀 낯간지럽기도 한데, 한 살 더 먹었다고 이렇게 대우가 달라지는게 좀 웃기도 해요.”

 1년 6개월 동안 같은 일을 했으면 경력으로 인정받고 최저임금보다 상회하는 임금을 받을 자격이 있지는 않을까?

 반나절 만에 일을 그만 두겠다고 했으면 어떤 이유가 있는지, 일이 지나치게 힘들지는 않았는지, 이해해보려고 노력해볼 수는 없을까?

 나이가 어리지만 한 명의 사람으로, 노동자로, 최소한의 존중을 해줄 수는 없을까?

 광주드림의 독자들이 함께 고민해주기를 바란다.
광주광역시청소년노동인권센터 1588-6546.

이연주<광주광역시청소년노동인권센터 상담부장>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