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공간 분할…“기능 다변화”

▲ 교실 구석에 설치된 인디언 텐트.
 ‘의자가 딱딱하다’ ‘놀 자리가 없다’ ‘바닥에 가시가 있어서 앉을 수가 없다’ ‘바닥이 차갑다’

 학생들이 꼽은 교실의 불편한 점이다.

 ‘푹신한 소파가 있었으면’ ‘누워서 쉴 수 있었으면’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학생들이 꿈꾸는 교실의 모습이다.

 공간혁신에 나선 어룡초는 먼저,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학생들이 원하는 공간을 그려보기 위해서였다. 교육의 주체이자 교실의 주인이 학생이라는 진리가 그 토대다.

 어룡초는 2016년 겨울 C Program(씨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면서 교실 혁신으로까지 팔을 뻗었다. 학생의 시선에서 바라본 교실은 차갑고 불편한 곳. 학생들에게 “집처럼 편안한 공간”을 돌려주는 게 급선무였다.

 첫 번째 교실 혁신의 실험은 ‘바닥’에서 출발한다. 교실 바닥을 편안하게 앉거나 누울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자는 것.

 가로로 길쭉한 어룡초 교실의 특성을 살려 교실공간을 3단계로 분할한 교실의 사례는 다른 교실에도 영감을 주었다. 학습공간과 놀이공간·독서공간, 그 사이에 게임존을 둔 형태다. 교실에 따라 얼마든지 응용이 가능하고, 배움의 성격에 따라서도 변형은 유동적이다.

 한 교실에선 바닥에 돗자리를 깔아보고 찢어지는 취약성 때문에 매트로 바꾸는 과정이 있었다. 그 위에 이불이나 베개 등을 배치했을 때, 편안함이 더해졌다. 또한 몸이 아파 보건실을 가야 했던 학생들은 분리돼 있으면서도 아늑한 교실의 매트 위에서 쉴 수 있게 됐다.

 몸의 움직임에 따라 자유롭게 형태가 변형되는 빈백 의자, 보드게임과 공놀이를 할 수 있는 네트 등도 구비됐다.

 ‘어룡초 교직원’들이 지은 책 ‘왜 학교 공간인가’에 따르면, 교육의 질은 시설이 좌우하는 것이 아니다.

 “교실 안에 최첨단 기기들을 도입한다고 해도 진정한 만남이 없는 교육은 공염불일 따름이다. 진짜 만남이 일어날 수 있도록 공간과 교육과정을 디자인해야 한다. 교실 공간을 학생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어룡초는 각 학급을 대상으로 ‘교실 공간 프로젝트 공모’를 실시해 25개 교실에 변화를 시도했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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