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측정결과 85.6㎍/㎥ ‘나쁨’ 수준
“대중교통 미세먼지 범벅, 어떡하나?”

▲ 광주지하철 내부 모습.<광주드림 자료사진>
 광주지하철 1호선 역사의 미세먼지는 ‘보통’ 수준인데 반해, 열차 내부는 ‘나쁨’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터널 통과시 오염물질이 침투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 설명인데, 승객의 폐질환 예방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환경부가 ‘지하역사 공기질 개선 대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시한이 2022년까지여서 지하철 이용자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해야할 형편이다. “지하철 전동차 안에선 마스크를 써야할 판”이라는 자조가 이어진다.

 11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지하철 역사와 차량내 공기질 측정 결과 광주 지하철 차량 내 평균 미세먼지 농도(PM10)가 85.6㎍/㎥으로 ‘나쁨’ 수준이었다.

 이는 지상노선을 제외한 전국 22개 지하철 노선 중 4번째로 높고, 서울 평균(74.1㎍/㎥), 지방 평균(74.5㎍/㎥)을 훌쩍 넘긴 수치다. 현재 대기질 예보제에 따르면 31~80㎍/㎥까지는 미세먼지 ‘보통’, 81~150㎍/㎥은 ‘나쁨’으로 관리하고 있다.

 지하철 역사 내 평균 미세먼지 농도의 경우, 광주는 63.1㎍/㎥을 기록했다. 이 역시 지방 평균(61.1㎍/㎥)보다 높은 수치다.
 
 ▲‘터널 통과’시 객실 유일 추정
 
 전국적으로도 지하철 객실 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았다. 2014년 기준 환경부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하철의 미세먼지 농도는 99㎍/㎥로 고속버스(31㎍/㎥), 좌석버스(27㎍/㎥), KTX(28㎍/㎥) 등 다른 교통시설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았다.

 이처럼 객실 내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이유는 터널을 지나면서 미세먼지가 차량 내부로 들어오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지하철 역사 내 미세먼지 발생 요인. <환경부 제공>

 실제 지하철 터널 내 미세먼지 농도는 심각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터널에선 레일 마모로 인한 먼지, 바닥 자갈이나 흙의 분쇄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산먼지들이 상시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터널의 미세먼지 농도는 일반 대기의 4~6배, 역사 내 승강장에 비해서도 3~4배의 고농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미세먼지는 WHO 산하 국제암센터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로, 장기간,지속적 노출 시 호흡기계질환 및 심혈관계질환 위험성을 증가시킬 수 있고, 특히 노약자 등 취약계층은 더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와 관련 무소속 이용호 국회의원은 “지하철 역사에서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할 판”이라며 “지하철 미세먼지 농도가 현행법 기준 안에 있다고 해도, 역사 안이건 밖이건 인체에 치명적인 것은 매한가지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세먼지 농도가 10㎍/㎥ 높아질 때마다 사망률은 1.1% 증가한다”면서 “환경부는 지하철 역사 내 미세먼지 유지기준을 지체 없이, 대폭 강화하고 관리등급을 세부적으로 나눠 국민 건강을 보호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환경부 전국 지하철 미세먼지 측정 자료. <환경부 제공>

 광주지역 환경단체 한 관계자는 “내년 2월 미세먼지 특별법이 시행되면 시민들이 차량 2부제에 참여해야 하는데, 대중교통이 미세먼지 범벅이면 어떻게 하느냐”면서 “미세먼지 구덩이로 시민들을 몰아넣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환경부 대책 언제쯤?…“이용자 자구해야”
 
 이와 관련 환경부는 ‘3차 지하역사 공기질 개선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2022년까지 현재 평균 69.4㎍/㎥인 미세먼지오염도를 2022년까지 60㎍/㎥까지 낮추는 게 목표다.

 지하철역에는 방풍문을 설치하고 노후된 환기설비, 자동세정장치, 필터 등을 개선하도록 했다.

 미세먼지가 가장 심각한 터널에는 개량이 안된 ‘자갈도상’ 25.3km를 개선하고, 먼지를 일으키는 소음감쇄장치인 ‘흡음몰탈’을 제거한다. 특히 1년에 1회 이상 고압 살수차량을 이용해 터널 내부를 물청소를 하도록 규정했다.

 지하철 차량 내 미세먼지에 대해선 일단 서울시 모든 차량에 대해 내년까지 공기질 개선장치 시범사업을 실시한 뒤, 효과가 입증되면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환경부는 “지하철의 경우, 터널에서 발생하는 먼지와 외부에서 들어오는 먼지, 자연환기가 어렵고 밀폐된 공간에 다수 이용객이 밀집하는 구조로 미세먼지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교통시설”이라면서 “이번 3차 공기질 개선대책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수준의 지하철 미세먼지 농도 저감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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