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묘지 참배 광주서 첫 공식 일정 소화
방문 의미 묻자 “우연히”…비전 제시도 없어

▲ 17일 오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은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취임 후 처음으로 광주를 찾았다. 첫 방문인만큼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됐지만 지역과 관련한 뚜렷한 비전은 제시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수행원들과 묘지를 찾은 김 위원장은 참배 후 5·18민중항쟁 첫 희생자인 김경철 열사, 경북 영주 출신의 김의기 열사 묘를 살펴본 뒤 유영봉안소로 향해 오월영령들의 넋을 기렸다.

이후 민주의문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 위원장은 취임 후 첫 광주 방문의 의미에 대해 “점심 먹고 바로 5·18성역으로 왔는데 참 우리가 힘들고 아픈 역사를 살아왔구나 이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다소 맥이 빠지는 답변이었는데, 김 위원장은 이번 광주 방문을 두고 ‘호남을 껴안기 위한 한국당의 전략인가’라는 물음에도 “전략이라고 하면 뭣하고, 젊은이들이나 지역 계신 분들을 만나는 일정인데 우연히, 완전히 우연은 아니지만, (지역 일정으로)부산, 대구, 광주 이렇게 생각할 수가 있는데 부산은 지난번 한 번 다녀왔고, 대구는 제 고향이다”며 “광주는 이제 왔다”고 말했다.

▲“광주형 일자리? 당 차원서 깊이 논의한 적 없어”

지역 방문 순서를 잡다가 우연히 광주에 먼저 오게 됐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첫 광주 방문 의미를 퇴색시키는 대목이다.

호남의 비전을 묻는 질문에도 김 위원장은 “호남이다, 영남이다 이렇게 구분할 건 아니다”며 “전체적으로 우리사회의 성장기조가 무너지고 있다. 새로운 성장을 생각할 때가 됐다”고 뭉뚱그려 대답했다.

최근 지역의 화두로 떠오른 ‘광주형 일자리’에 대해서는 “한국당 입장이라고 할 정도로 이 문제를 놓고 당 차원에서 깊이 논의한 적이 없다”며 “다만, 상생 구조를 만들기 위해 정부와 자본과 노동이 사회적 대타협으로 가야 하지 않느냐 이런 이야기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게 광주형 일자리하고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사회적 대타협이)우리가 그림 그리기는 좋은데 실제는 어렵다. 광주형일자리도 어려움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 양보,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지원, 자본의 투자, 형평성, 다른 기업들의 문제 등이 복잡하다”며 “광주지역에서 잘 되면 이게 모델이 돼서 좋은 일이 될 수 있을텐데 걱정이 되는 게 많다. 얼마 만큼 임금을 줄일 건지 지방정부는 재정적 능력이 있는지, 정부는 뒷받침할 수 있느냐의 고민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당 역시 자본과 노동, 노사정간 좋은 타협 모델이 있어서 그것이 한국경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면 당연히 협조하고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앞서 묘지 방명록에는 “민주화의 성지에서 이 나라 민주주의의 의미를 다시 생각합니다”라고 적었다.

김 위원장은 이 의미에 대해선 “우리가 민주화를 성취하기 위해 너무나 힘든 길을 왔다. 수많은 사람이 희생되고 했는데도 우리 민주주의가 완전하지 못하다”며 문재인 정부를 가리켜 “민주주의를 앞세우고 있지만 대통령이 사법부 판결이 끝나기 전에 사면복권을 이야기하고, 대변인이 재판 빨리하라고 재촉을 하는, 이것이 과연 삼권분립이 존재하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민주화 성지에서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하다”

또 “탈북자 출신 기자가 취재하겠다고 하니 못하고 해 국제언론인협회에서 언론의 자유 침해를 이야기했다”며 “아주 어떤 특정 조직된 힘이, 노동조합이라는 특정한 힘이 지방 권력과 유착을 하고, 아니면 타협을 했던 담합을 했던 모르겠지만 우리 일자리, 노동을 세습하고 이런 일이 며칠 간에 일어난 일이고 계속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민주화 성지에서 민주주의 의미와 문제를 다시 생각해본다고 썼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후 조선대학교를 찾아 ‘청년들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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