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 1000여 명, 부스 40곳 열기
반대 측과 충돌도… 경찰 질서 유지

▲ 무지개 깃발들.
 제1회 광주퀴어문화축제가 광주 민중항쟁의 상징인 5·18민주광장을 무지개 빛으로 물들였다.

 다양한 색깔이 공존하는 무지개처럼 소수자로 살아가는 성소수자들도 사회의 일원으로 함께 공존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민중들이 피로써 억압에 맞서 민주화를 외쳤던 1980년. 그 숭고한 뜻을 이어갈 또 한 번의 투쟁이 인권의 분수령에서 시작된 셈이다.

 광주·전남 지역에서 처음으로 열린 이번 퀴어문화축제는 광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와 혐오문화대응네트워크의 주최로 열렸으며 ‘광주, 무지개로 발光하다’를 주제로 21일 오후 1시부터 5·18민주광장에서 진행됐다.

 행사는 주최 측 추산 1000명의 축제 참가자들이 참여했고, 40여 개의 부스가 차려져 광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참석자들은 무지개 빛 장식을 몸에 하나 이상 지니고, 광장을 자유롭게 누비며 축제를 즐겼다.
 
▲성소수자·연대단체 등 함께 축제
 
 ‘있는 그대로 인정받고 싶다’ ‘사랑은 죄가 아니다’는 직접 적은 손피켓도 눈에 띄었다.

 이날 오후 1시부터 진행된 ‘빛나는 부스’ 행사에는 전국 각지의 성소수자 단체와 연대단체·정당 등 40여개 단체가 참여했다.

 광주여성단체연합은 5·18의 공동체 정신을 되새기며 주먹밥 판매 부스를 차렸다. 여성단체 측은 “5·18은 소외되고 고립된 이들이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사회적으로 약자인 성소수자들이 이번을 계기로 왜곡된 편견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서울과 울산 등 전국에서 모인 성소수자 단체도 퀴어 상징 굿즈를 판매·제작·나눔하거나 후원 모금활동을 펼쳤다.

 특히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서명을 진행하는 인권단체 부스에는 행사 참가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또한 민주사회를 위한 광주·전남지부는 동성 연인 혼인 관계와 성소수자 형사사건에 대한 법률상담을 진행했다.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는 ‘학교에서 무지개길 찾기’ 라는 제목의 소책자를 참가자들에 나눠주며, 청소년 성소수자에 대한 접근법과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서울에서 매주 퀴어 관련 연극을 하는 ‘퀴어연극제’ 팀에서는 성별을 나누는 사회적 인식에 반하는 복장으로 참가자들과 만났다.

 성소수자 부모모임 부스에서는 성소수자의 부모로서 겪는 아픔을 위로하고 서로의 존재를 존중하는 의미로 프리허그 행사도 진행했다.

 모든 참석자가 참여한 퍼레이드는 오후 3시부터 시작됐다. 축제 참가자들은 5·18민주광장을 출발해 금남공원사거리·장동교차로 등지를 거쳐 행진을 벌였다.

 행진 참가자들은 선두에 선 차량에서 나오는 음악에 맞춰, 퀴어문화를 상징하는 깃발·현수막·손피켓 등을 들고 행진했다.

 퀴어문화를 반대하고 축제를 규탄하는 행사를 열었던 일부 종교·보수단체들이 ‘5.18민주광장 팬티 축제 웬말이냐’ ‘퀴어로부터 광주를 구해야 한다’ 등의 자극적인 구호를 외치며 퍼레이드를 방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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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 등 인권침해감시단 운영

 광주기독교교단협의회와 광주동성애반대시민연대 등의 단체는 이날 오후 3시부터 금남로공원 사거리 인근에서 ‘국가인권정책 독소조항철폐 및 퀴어집회 반대 국민대회’를 가졌다.

 하지만, 광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경력 20여개 중대 2000명을 현장에 투입해 경비에 최선을 다해 큰 물리적 충돌을 막았다.

 또 축제 조직위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국가인권위원회 광주사무소 직원·자원봉사자 등 35명으로 구성된 ‘인권침해감시단’를 운영해, 현장에서 각종 방해행위를 감시했다.

 이날 축제는 오후 6시부터 공연과 발언, 연극으로 이뤄진 본행사를 거쳐 오후 8시까지 참가자들이 즐기는 축제의 장으로 마련됐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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