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 ‘어르신자서전 출판기념회’
어르신 10명 1년여 작업 끝 출판 완료

▲ 15일 서구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어르신 자서전 출판기념회.
 “한 줄 한 줄 엮어낸 자서전이 드디어 세상의 빛을 보게 됐습니다. 가족들이 읽고 어느 부분에선가 공감하는 고개 끄덕임을 해준다면, 보람 있고 행복할 테지요.”

 자서전 집필을 마친 문동주 어르신의 목소리가 행사장 장내에 울려 퍼졌다.

 15일 오전 10시 광주 서구청 2층 대회의실에서는 ‘제 4회 서구 어르신자서전 출판기념회’가 개최됐다.

 어르신 열 분이 지난 1여 년 동안 지식과 경험을 기록한 자서전 발간을 기념해 마련한 자리.

 자서전 쓰기에 참여한 어르신들과 도움을 준 문인협회 작가들, 그리고 축하하기 위해 찾은 자녀, 손주 등 가족들이 장내를 가득 메웠다.

 서구청 관계자들을 비롯해 서대석 광주 서구청장과 강기석 서구의장도 축하의 자리에 함께 했다.
 
▲“힘든 순간도 지나가… 이젠 웃을 수 있다”

 이날 자서전 ‘우보만리’ 발간 소감을 발표한 문동주 어르신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세월을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는 자기성찰의 기회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돌아본 인생을 기록해 세상을 내놓음으로써 삶에 대한 관조적 시선 회복할 수 있었다”면서 “덕분에 더욱 풍성하고 아름다운 여생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서구는 지난 4월부터 만65세 이상 어르신 가운데 자서전 집필을 원하는 어르신들이 전문강사와 7명의 작가들에게 지도받을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섰다.

 어르신들의 인생 역경을 파노라마처럼 엮은 자서전 출판기념회는 올해로 4회째. 2015년 열 분을 시작으로 16년 열 한분 17년 열 두 분의 자서전이 출판됐다.

 이번 자서전 사업에 참여한 열 분의 어르신 중 한 분인 한평자 어르신은 ‘살아온 다큐’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통해 “생각해보면 그때는 못 견디게 힘들고 서러웠던 일들이 채플리의 명언처럼 멀리서 바라보니 그 시간들이 아직은 미세한 통증이 있긴 해도 웃을 수 있다”며 회고했다.

 김방순 어르신은 자서전 ‘내 삶이 햇살처럼’에서 “말 못할 눈물 뒤에, 70세에 문화센터에서 나로 살기 위해 배움의 마음가짐으로 노래도 하고 평생교육원 수필반에서 글쓰기를 해보았다. 나로서 온전히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니 행복해지는 느낌이다”고 적었다.

행사장에 전시된 자서전들.|||||

 이날 출판기념회에서 ‘긍정에게 길을 묻다’는 제목의 자서전을 집필한 오창수 어르신은 “폭염 속에서도 자서전 쓰기의 시간을 나누다 보니 한해의 끝자락에 닿았다”며 “자서전이라는 거울에 나를 비춰보면서 마무리가 아닌 또 하나의 나를 새로 태어나게 한 기분. 자서전 쓰기는 자신을 찾아가는 길”이라고 발간사를 발표했다.

 김방순 어르신은 자서전 ‘내 삶이 햇살처럼’을, 이은남 어르신은 ‘저기 희망이 손짓한다’를, 조정희 어르신은 ‘봄 가을 여름 겨울’을, 최해자 어르신은 ‘오래된 女子’를, 성부남 어르신은 ‘소중한 내 삶의 흔적’을 출간했다.
 
▲자녀들 축하 “부모님 살아온 길 울컥”

 출판기념회에는 부모님의 자서전 출간을 축하하기 위해 자녀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자서전 ‘꿈을 안고 살았었네’를 집필한 정갑도 어르신의 자녀 정수나 씨는 “이런 자리를 통해 아버지의 삶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감사하다”며 “아버지가 살아온 길을 생각하며 존경심과 감사함에 마음이 울컥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축하 공연으로 시작된 이번 행사는 시낭송, 하모니카 연주에 이어 자서전을 출판한 어르신들이 ‘만남’을 합창하고, 발간사와 소감발표, 기념촬영 순으로 진행됐다.

 서구청 관계자는 “평범한 어르신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발간함으로써 삶의 보람과 자긍심을 심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어르신 자서전 쓰기 지원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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