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 영산강유역환경청 노숙농성중
27개 시민단체·정당 “제주 난개발 반대”

▲ 제주 비자림로 숲을 지키기 위해 마음을 포갠 사람들이 24일 광주시청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비자림로 개발 반대를 주장하며 제주도민들이 광주 영산강환경청 앞에서 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광주지역 시민단체·정당들은 연대체를 만들어 이를 지지했다.

광주 27개 시민단체·정당은 광주시청 시민소통실에서 ‘제주 비자림로 숲을 지키기 위해 마음을 포갠 사람들’을 구성하고 24일 첫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제주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는 모임은 △시민이 추천한 전문가와 시민이 참여하는 사계절 생태 정밀조사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 등을 요구하며 지난 16일부터 광주 서구 영산강유역환경청 현관 앞에서 24시간 농성을 돌입했다.

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민모임의 농성을 지지하며 우리가 ‘곁’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알던 비자림로는 삼나무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어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로 뽑히기도 했던 아름다운 숲이었다. 그런데 제주2공항으로 이어지는 길을 만들기 위한 확장 공사 중 30~50년을 이 땅에 발딛고 살아온 삼나무 1000그루가 무참히 베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도가 비자림로 환경과 생태가 보호가치 없다는 근거로 내세운 소규모환경영향평가서는 거짓이었다”며 “그러나 영산강유역환경청은 환경영향평가서의 고의적 허위 작성을 무시하고 단순 부실로 판정하는데 그쳤다. 업체에 ‘솜방망이 처벌’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우리는 난개발로 망가진 제주가 아니라 생명 평화의 섬 제주를 원한다”며 광주시민의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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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에 참여한 시민단체·정당들의 연대발언도 이어졌다.

민중당 김선미 환경위원장은 “가장 바보같은 가장 멍청한 행정을 보고 있다”며 “숲을 해변을 없애는 것이 너무 태연하게 자행돼 비자림로가 훼손되고 있는 것은 가장 바보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광주환경운동연합 최지현 사무처장은 “제주 비자림로 확장공사는 일단 타당성에 문제가 있다”며 “환경영향평가가 부실을 넘어 거짓이라는게 확인된 상황에서 시정이 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개선을 요구하며 싸우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의당 류종천 서구위원장은 “싸움이 시작되고 중단된 것만 알았지 공사가 재개된 것은 몰랐다. 관심이 없어서 미안하다”면서 “지킬 수 있는 것은 지켜야 한다. 비자림로를 지키면 다른 곳을 또 지켜낼 수 있을 것. 함께 지켜내고 함께 싸우겠다”고 발언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에서 노숙농성중인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 김키미 씨는 “외로운 싸움 될 줄 알았는데 9일이 지난 지금 광주여서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많은 시민들과 단체들의 연대가 있는데, 이는 아픈 5·18정신에 있다고 생각하고, 4·3겪은 제주도민으로서 시민의식이 얼마나 아름답고 위대한가 말씀드리고 싶다”며 “주민들 갈등이 끊이지 않고 조장되고 있다는 것을 지켜봐달라. 비자림로 숲에 갈등조정협의회를 신뢰할 수 있는 구조로 조성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25일 오후 7시 5·18민주광장 앞 회화나무작은숲공원에서 ‘숲문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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