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그린카진흥원 이사 추천 과정 주먹구구
권한없는 2·3대 주주 추전자 포함 복수 주장

▲ 지난 8월20일 광주그린카진흥원에서 열린 광주형일자리 자동차공장 합작법인 (주)광주글로벌모터스 출범식.<광주드림 자료사진>
 광주시와 광주그린카진흥원이 광주형일자리 자동차공장 합작법인 (주)광주글로벌모터스 임원 후보를 추천하는 과정에서 복수추천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가장 먼저 선임된 박광태 대표이사 때부터 이를 지키지 않아 “특정인을 선임하기 위해 절차를 무력화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자초했다.

 이와 관련 광주시와 광주그린카진흥원은 박광태(전 광주시장) 이사를 추천할 때 2대, 3대 주주인 현대차, 광주은행 몫의 이사 후보 2명과 감사 후보 2명을 함께 추천한 것을 두고 “5명을 추천했으니 복수로 한 것 아니냐”는 다소 황당한 해명을 내놔 논란을 키웠다.

 10일 장연주 광주시의원·광주그린카진흥원에 따르면, 광주그린카진흥원은 광주글로벌모터스 임원 추천을 위해 지난 6월 가칭 ‘완성차공장합작법인’ 임원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구성했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주주간 협약에 따라 1대 주주인 광주그린카진흥원(광주시)을 비롯해 2대 주주인 현대차, 3대 주주인 광주은행이 각각 1명씩의 이사를 추천하고, 다시 광주시와 현대차가 각각 1명씩 감사를 추천하도록 돼 있다.
 
▲장연주 “선택권 취지 무시한 비정상적”

 광주그린카진흥원은 이중 광주시 몫 이사 1명과 현대차가 추천한 이사 1명, 광주시가 추천하는 감사 1명 등 총 3명을 법인 이사회로 추천하게 되는데, 이전에 검증을 거치기 위해 자체 임추위를 구성했다.

 나머지 광주은행 추천 이사와 현대차가 추천하는 감사 1명 등 2명은 주주간 협약에 따라 광주그린카진흥원을 거치지 않고 바로 법인 이사회로 추천됐다.

 지난 8월20일 광주글로벌모터스 출범식 앞서 열린 이사회에선 박광태 대표이사 1명만이 선임됐고, 나머지 이사와 감사들은 9월 중순에 선임됐다. 현대차가 추천한 박광식 이사에 대한 노동계 반발 등의 여파였다.

 장연주 광주시의원은 “이 과정에서 임추위 규정이 적시한 ‘복수 추천’ 절차가 무시됐다”고 주장했다.

 배정찬 광주그린카진흥원장은 8월20일 당시 광주시 전략산업국으로부터 박 대표이사를 포함한 5명의 후보명단을 받아 임추위에 구두로 전달했다.

 하지만 당시 후보 명단에서 박 대표이사를 제외한 4명은 박 대표이사의 ‘경쟁자’가 아닌 현대차, 광주은행 몫의 이사, 감사 후보들이었다.

 이사 3명과 감사 2명 등 총 5명을 뽑는데 딱 5명만 추천한 셈으로, 장연주 의원은 “광주시 이사 1명, 현대차 몫 이사 1명, 광주시 몫 감사 1명에 대해 각각 한 명씩만 단수 추천을 한 것이다”며 “임추위에 선택권을 주기 위한 취지로 규정한 복수 추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후보 명단에 포함된 2명은 광주그린카진흥원이 추천 권한도 갖지 않는 광주은행 몫 이사 후보 1명과 현대차 몫 감사 후보 1명이었다. 이 역시 주주간 협약 상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데도 광주시는 복수 추천 규정이 있는지는 물론 광주그린카진흥원이 주주간 협약에 맞게 임원 후보를 추천했는지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난 7일 광주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의 광주그린카진흥원 행정사무감사 인터넷 중계 화면. 장연주 광주시의원(왼쪽)이 배정찬 광주그린카진흥원장(오른쪽)에 임원 추천 절차와 관련해 질의하고 있다.|||||
 
▲“배정찬 원장 답변, 자의적 해석”

 배정찬 원장은 ‘복수 추천’ 규정의 해석을 놓고 “이사 후보 1명당 2명 이상을 추천하라는 개념이 아니라 3명을 뽑을 때 4명 이상이면 되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다소 황당한 해명을 내놨다.

 광주그린카진흥원에 권한이 없는 후보까지 명단에 포함된 것에 대해서는 “8월20일이 법인 출범식 당일이라 너무 정신이 없었다”며 “광주그린카진흥원이 1대 주주로 돼 있지만 실질적인 추천 권한은 광주시, 현대차에 있어서 전달 받은 명단을 그대로 임추위에 넘기기만 한 것이다. 누가 누구 몫이고 하는 건 관심도 없고 저한테 중요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반재신 의원은 지난 7일 광주그린카진흥원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광주시가 추천한 사람이 사장(대표이사)이 되는 건데 한 사람만 추천한 것은 ‘단수’다”면서 배정찬 원장의 답변 태도에 대해서도 “‘시에서 줬으니 나는 모른다’ ‘알 필요가 없었다’고 하는 이렇게 표현 하시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장연주 의원은 “광주글로벌모터스 임원추천자 선출 과정은 각본대로 진행된 게 아니냐는 의심을 들게 한다”며 “임추위 심사 대상이 아닌 사람도 후보로 올라간 것을 어떻게 정상적인 과정으로 볼 수 있겠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3명을 뽑는데 4명이 추천됐으면 복수 추천으로 볼 수 있다’는 배정찬 원장의 답변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자의적인 해석이다”며 “박광태 대표이사가 선임될 당시 추천된 후보들은 2차 공모도 없이 이후에 그대로 추천돼 이사, 감사로 선임됐다”고 설명했다.

 장 의원은 “광주그린카진흥원은 광주시에서 받은 걸 그대로 올리더라도 복수 추천 규정에 맞는지는 제대로 살폈어야 한다”며 “임원 추천에 있어 해야 될 역할과 의무를 하지 못한 것이다”고 비판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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