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영상’ 파장, 알츠하이머 의구심
출석 요구 봇물…구속 재판 요구까지
재판부 “다음 기일 때 결정하겠다”

▲ 3월11일 전두환 광주재판 출석 당시 모습. 전두환은 이후 모든 재판에 불출석했다.
또 ‘전두환 없는 전두환 재판’이 됐다. 하지만 다음번엔 다를 수 있다.

‘전두환 골프 영상’이 촉발한 공분이 그를 법정에 세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재판부는 다음달 16일 다음 재판에서 전두환의 불출석 유지 여부가 결정할 계획이다.

전두환은 11일 오후2시 광주지법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진행된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 8번째 재판에 불출석했다.

5월 광주지법 재판부는 전두환 측이 형사소송법 제277조, ‘경미한 사건에선 피고인의 출석을 요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이유로 제기한 불출석 허가 신청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알츠하이머만으로 불출석을 허가한 게 아니라 피고인이 고령인 점과 재판 참석을 위한 이동 시간, 경호와 질서유지 등을 고려해 불출석을 허가했다.

이에 따라 전두환은 3월11일 법원에 한 차례 출석한 뒤 이어진 재판에는 모두 불출석했다.

하지만 정의당 임한솔 부대표가 공개한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는 전두환을 촬영한 동영상이 문제가 됐다.

지난 7일 정의당 임한솔 부대표가 공개한 영상.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전두환의 모습이 담겼다.<정의당 임한솔 부대표 제공>

해당 영상에서 전두환은 멀쩡히 골프를 치고 있었고, 광주 문제에 대한 질문엔 “광주하고 내하고 무슨 상관이 있어”, “광주학살에 대해 모른다. 나는”이라고 답하면서 공분을 샀다.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김후식 회장은 “자숙을 해도 모자랄 판에 전두환이 골프나 치고 다니는 것은 그야말로 국민을 무시하고 기만한 것”이라며 “알츠하이머로 건강이 좋지 않다는 것도 재판에 나오지 않기 위한 핑계일 뿐이. 전두환을 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법률대리인 김정호 변호사도 11일 YTN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골프 영상으로)불출석 사유로 냈던 건강상의 이유나 알츠하이머 이런 내용들이 전제가 무너지는 것을 직접 눈으로 목격했다”며 “12월 기일, 또 1월 기일에는 반드시 다시 정상적인 국민과 똑같이 소환장을 발부해서 참석하게 해서 재판을 받게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두환 측은 “알츠하이머 때문에 불출석한게 아니다”, “불출석은 피고인의 방어권”이라는 입장이다.

전두환 측 변호인 정주교 변호사.

전두환 측 정주교 변호사는 11일 법정 출석 과정에서 기자들에게 “출석하는 것은 피고인의 방어권에 의한 것인데, 피고인이 방어권을 행사하는 데 별 지장이 없으면 허가할 수 있도록 법률이 보장하고 있다”며 “(불출석은) 피고인이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허가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왜 피고인의 출석이라고 하는 지엽적 문제를 가지고 문제삼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본질적 문제는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는 것. 재판은 어느 정도 마무리단계에 들었고 그동안 재판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전두환 건강에 대해선 “알츠하이머, 정신적으로 온당치 않으신 상태”라며 “육체적으로는 보행하시거나 외출하시거나 할 수 있지만 알츠하이머 때문에 정신적으로 근래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하시거나 그런 증상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불출석을 허용한 기존 결정을 재고할 예정이다.

검사 측은 11일 재판에서 검사는 전두환의 재판 불출석에 대해 재검토를 요청했다. 불출석 사유인 고령과 알츠하이머가 의심된다는 이유다.

장동혁 판사는 이에 대해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건이고 광주의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는 재판임을 의식하고 있다”며 “피고인이 유리하게 또는 불리하게 대우를 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재판부의 입장이다. 다음 기일에 피고인의 불출석 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기일은 12월16일 오후2시 광주지법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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