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주 광주시의원 행정사무감사 지적
“순번제가 문제, 지역변호사 기회 박탈”

지난 5년간 광주시가 당사자인 302건의 소송 중에 시에서 위촉한 고문변호사가 사건을 수임한 소송은 171건으로 선임비율이 56.6%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김익주 광주시의원(더불어민주당, 광산1)은 12일 광주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의 시 기획조정실 소관 행정사무감사에서 이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김 의원이 광주시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광주시의 소송 수행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0월31일 기준 광주시 관련 민사소송 189건, 행정소송 113건 등 총 302건 중 56.6%인 171건을 고문변호사가 수임했다.

광주시청 공무원이 직접 수행한 사건은 34.1%인 103건이며, 32건은 업무담당 부서에서 직접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문변호사가 수임한 171건의 소송중에서 승소한 사건은 83건이며, 패소가 8건, 진행 중인 사건이 80건이다.

김 의원은 “광주시가 담당직원이 수행 가능한 사건을 제외하고는 전체사건의 57% 정도를 시에서 위촉한 고문변호사에게 차례대로 맡기는 순번제를 운영함에 따라 대부분의 사건을 독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문변호사 수임비율이 높아 시 예산으로 부담하는 소송비용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김 의원은 분석했다.

단일 사건으로 가장 고액은 9900만 원( 1심 7150만 원, 2심 2750만 원)이 들어간 ‘광주하수처리장 총인처리시설 설치공사’건으로, 광주시 고문변호사가 수임했다. 지난 5년 동안 광주시가 의뢰한 변호사 수임료는 약 12억400만 원에 달한다.

또 지난 9월6일 항소심에서 패소한 ‘수완지구 택지개발 건설비용 추가부담금 소송’도 고문변호사가 수임해 변호사 비용으로 2420만 원을 지불했다.

광주시는 이 사건을 대법원에 상고하기 위해 동일한 고문변호사의 수임료로 1100만 원을 요청했으나 김 의원이 1, 2심 모두 기각돼 패소확률이 높고 패소에 따른 책임감 등을 감안해 220만 원으로 조정할 것을 주문해 반영된 바 있다.

김 의원은 “광주시가 순번제에 따라 고문변호사에게 맡기는 것은 승소율을 높이고 수임료를 낮추는데도 한계가 있다”며 “무엇보다 역량 있는 지역변호사들이 수임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욱 심각한 것은 전문성을 결여한 나눠주기식 사건의뢰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앞으로는 고문변호사 순번제에서 탈피해 사건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역량 있는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도록 변호사 선임방법에 대한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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