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편지·비밀답장’ 공공예술 프로젝트
문화전당 문화정보원 북라운지도 운영

▲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정보원 북라운지에 마련된 ‘나미야 비밀우체국’.<청년문화허브 제공>
“털어놓고 싶은 고민이나 이야기가 있나요? 그럴 때면 나미야 비밀우체국으로 오세요.”

내 고민과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있는 그대로 다 털어놓고 싶은데 그러기 어려운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럴 때 이용할 수 있는 비밀편지·비밀답장 콘셉트의 공공예술 프로젝트 ‘나미야 비밀우체국’을 이번 달부터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21일 청년문화허브에 따르면, 이달부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정보원 북라운지에 ‘나미야 비밀우체국’을 마련, 고민사연 편지를 받는다.

‘나미야 비밀우체국’은 2015년 6월,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서 영감을 받아 청년문화허브가 운영하기 시작했다.

살다보면 내 고민과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다 털어놓고 싶지만 가까운 이에게는 오히려 말할 수 없는 내용이거나,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딱히 없거나, 주변에는 비밀로 하고 싶다는 등 여러 이유로 어려울 때가 많다.

‘나미야 비밀우체국’은 이런 경우에 이용할 수 있는 공공예술 프로젝트다. 비밀우체통, 손편지, 이메일 세 가지 방식을 통해 비밀편지를 보내고 답장을 받아볼 수 있다.

직접 마주하지 않고 별명을 사용해 비밀스럽게 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자신의 속마음을 있는 그대로 솔직히 털어놓고, 하소연할 수 있다.

그렇게 보낸 편지는 자원활동가인 ‘나미야 할아버지’들이 전부 답장을 하고 있다. ‘나미야 할아버지’들은 특별한 전문가들이 아니라 우리 주변의 다양한 시민들로 구성돼 있다.

나미야 비밀우체국의 초점은 전문적인 상담을 통해 ‘고민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을 담아 ‘고민을 경청하고 함께 고민해 주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전혀 모르는 누군가에게 따뜻한 마음, 위로와 격려를 주고받는 경험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나미야 비밀우체국은 현재 50명 정도의 자원활동가가 전국에서 온 월 100통이 넘는 편지에 답장을 하고 있다.

그동안 ‘나비야 비밀우체통’이 양림동 펭귄마을에서 운영돼 왔는데, 올해 아시아문화원이 광주지역의 젊은 문화단체들을 후원하면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정보원 북라운지에도 ‘나미야 비밀우체국’을 마련하게 됐다.

‘나미야 비밀우체국’을 통해 그동안 접수된 사연편지들.<청년문화허브 제공>|||||

나미야 비밀우체국을 이용하는 가장 전통적인 방법은 손편지를 써서 직접 비밀우체통에 넣는 방법이다. 우체통에 자신의 사연을 넣으면 매주 수요일에 편지를 수거하며 자원활동가인 나미야 할아버지의 답장은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받을 수 있다.

비밀 우체통에 편지를 직접 넣는 방식 외에도 손편지(광주 동구 궁동 52-2, 3층 나미야 할아버지 앞), 이메일(namiya114@daum.net)을 통해서도 사연을 보낼 수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포털에서 나미야 비밀우체국 블로그에 접속해 확인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청년문화허브 정두용 대표는 “각자도생의 시대에 나미야 비밀우체국을 통해 ‘그래도 아직 세상이 제법 다정한 면도 있구나, 우리는 홀로 떨어진 섬이 아니라 모두 연결되어 있구나’ 하고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만으로 4년 넘게 나미야 비밀우체국을 운영하며 확실히 알게 된 것은 숨겨두었던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의 마음이 가벼워진다는 것과, 마음을 달래는 위로와 격려에 목말라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일 때 나미야 비밀우체국을 떠올려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청년문화허브는 문화전당에도 ‘나미야 비밀우체국’이 설치된 것을 계기로 “전당과 지역문화예술단체들의 협업과 파트너쉽이 더욱 활성화되고 지역의 독특한 문화예술 콘텐츠가 발굴되고 세계에 선보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문의: 062-415-3540.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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