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의뢰 주민 찬반조사 마무리
23일쯤 전달…곧 찬성·반대 판가름

▲ 광주 광산구 황룡강 장록습지 일대.
 황룡강 장록습지의 국가습지보호지역 지정 추진에 대해 지역 주민들의 찬반 여론을 묻는 여론조사가 이번주 마무리된다.

 도심 속에 위치한 천혜의 자원을 보전하자는 시민사회 염원이 큰 가운데, 1년여 동안 공들여온 설득 과정이 반대 주민들에게 얼마나 공감을 얻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22일 광주시에 따르면, ‘황룡강 장록습지 국가습지 보호지역 지정 찬·반 여론조사’를 추진해온 현대리서치연구소가 조사를 마치고 23일 결과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 여론조사는 황룡강 장록습지의 국가습지 보호지역 지정 추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진행됐다. 광주시는 장록습지의 국가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추진했으나, 광산구 지역 주민 반발과 지역사회 갈등 등으로 인해 추진이 중단된 상태다.

 인근 주민들은 보호지역 지정이 지역에 예정돼있는 개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를 꾸준히 제기했다. 반면 시민사회와 전문가, 광주시·광산구 등은 “개발 영향은 없다”는 내용을 설명해왔다.
 
▲실무위 구성 등 1년여 공론화 진행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추진 전 주민들의 동의를 먼저 얻을 수 있도록 주민대표, 시민단체, 전문가, 의회, 공무원 등이 참여하는 장록습지 국가습지 보호지역 지정 실무위원회(TF)가 구성됐다.

 실무위는 여론조사를 통해 지역사회 의견을 모으겠다고 결정했다.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대화와 설득을 통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한 후 지정 건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한 달 동안 여론조사가 진행됐다. 조사는 ‘정보제공형 대면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는 설문대상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한 뒤 찬반 여부를 묻는 방식으로, 객관적이고 신뢰도가 높은 조사방식으로 꼽힌다.

 조사대상은 습지인근지역 5개동(50%), 광산구민 (20%), 광주시민 (30%)으로 했다. 연령대별로도 나눠 17~29세(20%), 30대(20%), 40대(20%), 50대(20%), 60대 이상(20%)를 대상으로 한다.

 결과는 찬성과 반대 중 하나로 나온다. 다만, 일반조사 관례에 따라 표본오차 ±3.1% 이상 도출시 결과를 수용하도록 했다.

 찬성과 반대가 6.2% 이상 차이가 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찬성이든 반대든 어느 한 쪽은 53.1%를 넘겨야 한다.

 광주시는 사업의 시급성, 공정성·객관성 감안해 서울 소재 업체인 현대리서치에 조사를 맡겼다.

 광주시 환경정책과 관계자는 “23일쯤 (수행기간으로부터) 최종적으로 자료가 올 예정”이라며 “이후 광산구에 결과를 전달하고, 협의를 통해 추진 재개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 ‘찬성’ 시 국가 지정 건의 재개

 여론조사 결과가 ‘찬성’ 쪽으로 나올 경우, 지역 주민 반발로 중단됐던 황룡강 장록습지의 국가습지보호지역 지정 건의절차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록습지는 전국 유일 ‘도심 속 자연습지’로 주목을 받고 있다. 보호지역 지정 추진 대상이 되는 장록습지는 광산구 어룡동·송정2동·도산동·평동·동곡동 일원 3.06㎢ 구간이다.

 2018년 국립습지센터 정밀조사 결과를 보면, 해당 구간은 장록습지엔 멸종위기종 4종을 포함 총 829분류군의 다양한 야생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광역시 내 주택단지 등 도심에 인접한 습지이면서 60여 년 이상 자연적 지형을 유지해온 곳으로, 관리와 보전 필요성이 높은 습지로 평가된다.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면, 습지보전·복원사업의 국비 지원이 이뤄지게 되며, 탐방로·학습관 등을 조성하고 운영하는 데에도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무엇보다 국가습지 지정을 추진하는 쪽으로 결정되면, 공론화와 여론수렴, 숙의과정을 통해 지역갈등 문제를 풀어낸 선진사례로도 평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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