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없는사회, 4개 대 총학생회 결산자료 분석
지원금 1위 조선대 총학…5년간 9억3천만 원 축제비로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조선대, 전남대, 호남대, 광주대 전경.
 광주지역 4개 대학의 5년간 총학생회 결산자료를 분석한 결과 조선대가 지원금 총액이 가장 높았고, 지원금의 절반 이상이 축제에 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이하 학벌없는사회)은 5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같이 밝히고, 학생자치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이번 보도자료를 시작으로 총학생회 결산자료 분석 결과를 토대로 2~3차례 더 보도자료 발표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벌없는사회는 2019년 2월 광주대, 전남대, 조선대, 호남대 4개 대학의 5년간 총학생회 결산자료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이 중 사립대인 광주대, 조선대, 호남대는 부존재, 일부 공개 처분 등 사실상 비공개 처리했고 학벌없는사회는 지난해 4월22일 세 대학을 상대로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이에 학벌없는사회는 각각 8월 1일(광주대), 9월 5일(호남대), 10월 10일(조선대)에 인용취지의 재결서를 받았다.

 학벌없는사회는 이번 보도자료 서두에 “관련 자료를 비공개하려 한 사립대학 당국과 총학생회 관계자들의 태도는 재정의 공공성과 투명성에 대한 관점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이번 행정심판 인용 결정들은 사립대학과 총학생회 임원들의 비공개 행태에 명확한 제동을 건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어 학벌없는사회는 정보공개를 통해 확인한 ‘총학생회 지원금’ 부문의 결산자료 분석결과를 첨부하며 4개 대학의 총학생회 지원금의 규모와 주요지출 항목을 제시했다.

광주소재 4개 대학 총학생회 5개년도 지원금 총액. <학벌없는사회를위한 시민모임 제공>
 
 ▲“공개는 지원금뿐…학생회비는 미공개”
 
 대학의 학생회 재정은 학생들이 매학기 납부하는 학생회비와 대학본부에서 학생회에 지원해주는 지원금으로 나뉘어져있다.

 학벌없는사회가 이번 정보공개를 통해 밝혀낸 것은 지원금일 뿐이며 학생회비 부분 공개는 앞으로 제도적인 개혁을 달성해야 할 과제라고 주장했다.

 학벌없는사회가 공개한 총학생회 결산자료에 따르면 2014~2018년 5개년 동안 지원금 총액 1위는 조선대다. 모든 회계연도에서 조선대 총학생회의 지원금 규모가 가장 많았다.

재적학생수는 2018년 기준 조선대(2만8024명), 전남대(2만3094명), 광주대(9584명), 호남대(9557명) 순이다.

 학벌없는사회는 “2017년 조선대학교에서는 2016년 학생회 간부들의 해외탐방, 장학금 횡령 등 논란의 여파로 기존 인맥과는 다른 후보가 당선됐으나 상대선본의 불복소송을 이유로 취업학생처가 학생회의 직무를 정지하고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 사건이 발생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7년 조선대 총학생회의 지원금 총액(약 2억 9천만원)은 전년도(약 3억 4천만원)와 후년도(약 4억원)에 비해 규모가 줄었다.

 학벌없는사회는 “전남대의 경우 총학생회를 비롯한 각급 학생회 단위가 급속하게 붕괴하며 총학생회 지원금 총액도 줄어드는 추세”라고 주장했다.

 학벌없는사회에 따르면 2016년 11월 실시된 총학생회 선거에서 선거관리위원회가 기존의 학생회 인맥이 아닌 후보자에 대해 부당한 징계를 내려 후보자격을 박탈시킨 사건의 여파로 2017년 총학생회가 구성되지 못하고 학생자치 역량도 크게 줄어들었다.

 학벌없는사회는 “그러나 전남대는 학생회를 거치지 않고 학생과가 별도로 학생들을 모집하여 실시하는 행사가 많아져 학생활동 관련 재정은 줄어들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공개와 분석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주소재 4개 대학 총학생회 5개년도 지원금의 주요 지출내용. <학벌없는사회를위한 시민모임 제공>

 ▲“문제점 분석해 추가 보도자료 낼 것”

 이에 학벌없는사회는 “광주를 시작으로 전국의 대학 총학생회, 단과대 학생회 재정 감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며 연도별 학생회 결산에 대한 통계와 분석을 만들어갈 것”이라며 “이러한 작업을 통해 학생자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학생사회의 공론화를 제안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학 학생회비는 등록금 납부시기에 학생들이 선택적으로 납부할 수 있어 납부율이 저조한 것이 보통이다. 대학본부에서 관리하는 비공식적인 통장에 돈을 넣어두고 학생회에서 지출요청을 할 때 승인을 해주는 방식으로 지출하는 경우가 있고 학생회에서 스스로 관리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두 경우 모두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학생회의 선의에 따라 공개되는 경우도 있지만 오프라인으로 공개하거나 영수증 내역은 비공개하는 등으로 자세한 정황을 알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원금은 대학이 등록금과 국고지원금 등으로 구성한 대학회계(국립대), 교비회계(사립대) 중 일부를 지원금으로 편성한 것이다. 1~2월 중 대학 예산 수립 시 새롭게 당선된 당해년도 총학생회의 사업계획을 반영하여 편성되는 것이 관행이다. 학생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의 예산으로 편성되어 있는 까닭에 내용적으로는 학생회에서 계약업체나 사업내용을 수립했더라도 형식적으로는 대학본부에서 집행한다.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예산, 결산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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