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영남까지 “송가인 소주 주세요”
1월 판매 20%↑…새 한정판 추가 생산

최근 몇년 동안 매출 하락으로 시름 깊던 보해양조(대표이사 임지선)가 잎새주의 부활 조짐에 모처럼 웃음꽃이다. 보해를 웃게한 원천은 바로 송가인. 전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국민가수’를 모델로 발탁한 게 묘수가 됐다.

일명 ‘송가인 소주’라는 브랜드화로 성공한 잎새주는 실적으로 이름값을 증명했다. 올해 1월 매출이 작년 같은 달 대비 약 20%(19.57%) 상승한 것. 역대 발탁했던 어떤 모델로도 경험해보지 못한 기록을 달성한 보해는 ‘송가인 마케팅’을 지속할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송가인 효과’는 지난해 12월 보해양조가 그를 모델로 전격 발탁한 직후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송가인 소주를 어디서 구할 수 있느냐?”는 문의가 전국에서 쇄도했기 때문이다.

수도권 진입을 위해 공들였던 마케팅이 좌절됐던 쓰라린 경험의 보해에게 송가인 효과는 실로 경이로운 것이었다.

“팬들이 마트에 가서 송가인이 모델인 소주가 어딨느냐?고 찾는 겁니다. 한두번이 아니고 여러번 반복되니 부천·성남 등 수도권 여러 마트로의 잎새주 입점 길이 열리게 된 것이죠.” 보해양조 관계자의 얘기다.

송가인 씨 부친 조연환(왼쪽 두 번째)씨가 송가인 고향집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잎새주를 나눠주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보해양조 제공

대구로의 진출도 놀랍긴 마찬가지. 원래 영남쪽은 ‘전라도 소주’ 잎새주가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이었다. 그런데 대구지역 팬클럽을 중심으로 ‘송가인 소주’ 주문이 이어졌다. “잎새주 어딨어요?” 그렇게 문이 열렸다. “앞서 저희 영업팀이 그렇게 공들여도 하지 못했었는데….”

▲깊고 넓은 팬덤 잎새주 모델 효과

그 어려운 걸 해낸 건 역대 어떤 모델과도 차별화된 끈끈하고 광범위한 송가인의 팬덤에 기반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증명할 만한 대표적인 사례가 이것이다.
잎새주 20개 들이 종이박스엔 모델 송가인이 한복 입고 찍은 사진이 인쇄돼 있다. ‘그 사진을 소장할 욕심으로 이왕 살 거 20개들이 박스째로 산다는 팬들이 적지 않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보해양조 창립 70주년이었던 지난해, 회사내에선 송가인 광고 모델 발탁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고 한다.

“소주의 주고객인 중장년층에게 최고 인기있는 연예인이므로 광고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발탁론에 “모델은 이미지일 뿐, 실제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신중론이 맞선 것이다.

신중론에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보해양조는 지금껏 당대 최고 인기스타를 모델로 발탁해 왔지만 그 효과는 미미했던 것.

첫 모델 장나라를 필두로 려원(2005년), 김옥빈(2007년), 한지민(2008년), 백지영(2009년), 홍진영(2015년), 그리고 가장 최근인 2016년엔 걸스데이 혜리까지 하나같이 쟁쟁한 스타들이었다.

광고에 있어 잎새주는 다른 제품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마케팅의 지원을 받은 셈이다. 그럼에도 판매량은 꾸준히 내리막길이었으니, 모델과 판매의 상관성을 의심하는 것도 당연했다.

또 하나, 신중론의 배경엔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송가인의 출연료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현실론이 있었다.

봄 한정 송가인 잎새주 한정 상품. 보해양조 제공.

“공개할 순 없지만 송가인의 광고료는 실제 그렇게 비싸지 않았다”는 게 보해양조측 귀뜸이다.

▲아버지까지 가족들도 홍보대사

잎새주 ‘송가인 효과’는 송가인과 가족들의 지역에 대한 애정과 결합하면서 시너지가 극대화했다.

진도 출신인 송가인(본명 조은심)은 말할 것 없고, 현재도 진도에 거주하고 있는 아버지 조연환 씨는 스스로 “평소 잎새주를 자주 먹는다”고 고백할 정도로 보해 팬이었다.

“우리 딸 (송)가인이가 잎새주 모델이 되었어라. 진도의 자랑 가인이와 전라도 대표기업 보해가 힘을 낼 수 있게 잎새주 많이 사랑해 주세요.”

아버지 조 씨는 자신이 애용하는 술에 딸이 모델이 된 걸 누구보다 기뻐하며 스스로도 홍보대사를 자처해 활동중이다.

보해양조에 따르면 송가인씨 진도 고향집엔 평일에도 100여 명의 팬들이 찾아오는데, 아버지 조씨가 이들에 대한 감사를 전하기 위해 돌아가는 그들에게 미리 준비해둔 잎새주를 건넨다고 한다.

보해양조 관계자는 “송가인씨도, 아버지 조연환씨도 우리 고장 기업 보해가 고전하고 있다는 걸 알고 힘닿는데까지 돕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다”면서 “보해는 이같은 이들의 애정과 지지에 보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해는 올초 출시한 한정판 제품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재현하기 위해 봄 한정판 제품을 추가 생산할 계획이다. 추가로 선보일 제품은 봄을 상징하는 초록과 핑크 의상을 입은 송가인씨 사진이 박스포장 겉면에 부착된다.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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