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95곳, 교인·성도 등만 3만2000여 명
포교·성경공부 등 행위 2·3차 감염 우려

▲ 광주 북구 용봉동에 있는 신천지 교회.
신천지에서 시작된 코로나19 확산이 광주지역사회로 이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천지 교인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광주시와 보건당국은 감염증이 의심되는 신천지 성도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조속히 격리 조치 등에 들어갈 수 있느냐가 신천지에서 지역사회로의 전파를 방지하기 위한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광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광주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7명으로 더 늘어났다. 164번 환자의 배우자가 당초 검사 결과 음성이었으나 재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된 것.

광주는 지난 4일과 5일 잇따라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으나 다행히 이들의 접촉자 중에서 추가 환자가 나오지 않고, 환자들도 양호한 상태로 완치돼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는 듯 했다.

▲126번 환자 접촉자 관리 비상

그런데 대구에서 신천지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고, 광주 신천지 성도 중에서도 대구 신천지 예배를 다녀온 뒤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가 나오면서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광주시가 가장 주시하고 있는 감염경로는 지난 16일 대구 신천지 교회 예배다.

지난 20일 확진 판정을 받은 126번 환자가 16일 대구 신천지 예배에 다녀왔고, 126번 환자와 같은 차량을 타고 대구 일정을 다녀온 두 사람(164번, 239번)도 21일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신천지가 북구에 제공한 ‘(대구)예배 참석자 명단’에 포함돼 있던 201번 환자도 16일 대구 신천지 예배가 감염 경로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126번 환자의 경우 친구와 배우자도 22~23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접촉자 중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여기다 164번 환자도 접촉자 중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서 지역사회 내 2차, 3차 감염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추가 확산을 막는데 있어 광주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일단 신천지 내 확산을 어느 정도 잡는 것이다.

당장은 ‘신천지 관련자’들을 중심으로 추가 확진자가 나오고 있어 여기서 관리에 성공하느냐 여부가 앞으로의 상황을 판가름 지을 수 있다는 것.

이에 이용섭 시장은 지금의 상황을 “시간싸움”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우선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있는 신천지 성도들을 찾아내고 관리에 들어가는 것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천지는 광주시에 최대한의 협조를 약속하고 TF를 통해 16일 대구 신천지 예배에 다녀온 12명(전남 1명 포함)의 명단을 제공한 상태다.

또 126번 환자를 포함한 주요 확진자의 신천지 내 접촉자를 자체 조사해 현재까지 80명을 파악, 광주시와 공유하기도 했다.

광주 교회 2곳과 공부방 등 95개 시설은 폐쇄하고 예배와 성경공부 등도 중단했다.
동구가 지역 내 종교시설을 대상으로 방역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동구 제공>|||||

하지만 “신천지가 준 정보만 믿어선 철저한 대응이 어럽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이나 확진 판정을 받기 전 비밀리에 이뤄진 포교나 성경공부 등의 활동이 2차, 3차 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광주시 “신천지 제공자료에만 의존 안해”

광주는 신천지의 중요한 기반인데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 형 장례식(1월31일~2월2일)이 열린 청도 대남병원 방문 여부에 대해 신천지 측은 “다녀온 교인이 없다”고 밝힌 상태다.

일단 광주시도 이를 신뢰하고 대응을 진행하고 있지만, “신천지 측 제공자료만으론 완벽을 기할 수 없다”는 것에 공감하고 자체적으로 지역 내 신천지 시설에 대한 현장 조사에 들어갔다.

이를 통해 대구 신천지 교회, 청도 대남병원에 다녀온 사람이나 확진자들과 접촉이 이뤄진 사람 등을 가려내고 증상 유무를 파악해 검사를 진행하는 등 ‘맞춤형 관리’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대구에 다녀온 교인이나 성도들에 대해선 각 자치구와 함께 1:1 관리를 벌이기로 했다.

현장조사에선 각 시설의 CCTV를 통해 접촉자를 가려내고, 확진자의 신용카드 사용 내역 등도 조사해 놓쳤을 지 모를 접촉자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23일 오전 코로나19 대응 상황 브리핑을 통해 “신천지 측에 대구 다녀온 분들 외에도 발열이 있거나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도 신고하도록 요청했다”며 “조금이라도 (코로나19와)개연성이 있는 분들을 분류하고 관리를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전남지역 신천지 교회 교인 수는 4만991명으로, 이중 광주지역 교인은 2만6715명이다.

광주·전남에 있는 선교센터 학습자는 9496명으로, 광주는 5378명으로 파악됐다. 광주·전남에 있는 신천지 교회 및 센터 시설은 157곳으로, 광주 시설은 95곳(교회 2곳, 센터 93곳)이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