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덕을 보나 봅니다. 저에게 `처음’이란 행운이 온 것 보면요.”
광주 지하철 개통 후 가장 먼저 전동차 운전대를 잡는 장일호(28) 기관사. 그는 아직도 자신의 손으로 광주 지하철 시대를 연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 모양이다. `처음’이라는 부담에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자신 있다”는 힘찬 말 한마디가 모든 걱정을 잠재웠다.
광주도시철도는 이미 한 달 전부터 `4월28일’이었다. “말만 영업 시운전일 뿐 3월부터 이미 정상 업무 체계에 들어갔습니다. 이제 승객들을 편안하게 모시는 일만 남았죠.”
전동차 운전대를 잡고 어두운 지하 통로를 뚫고 달릴 때마다 그는 `지상 파일럿’이 된 듯했다. “빠른 속력과 최첨단 시스템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최고의 자부심이 느껴지곤 해요.” 게다가 하사관 출신으로 스물 여덟의 건장한 청년이 운전을 하고 있으니, “이 정도면 광주 지하철 믿고 타셔도 걱정 없으시겠죠?” 그는 안전운행에 대해 호언장담한다.
그래도 말 많고 탈 많았던 지하철이라 그의 어깨가 무겁다. “저희들이 잘 해야죠. 안전하고 편안한 운행으로 그동안의 부정적 이미지를 없애는 데 최선을 다할 겁니다.”
문화도시에 걸맞은 외부 디자인으로 시각적 즐거움과 함께 연결 문을 없애서 확 트인 기분이 들게 하는 내부, 소음에 따라 안내 방송 소리가 자동으로 조절되는 등 장씨가 손으로 꼽는 광주 지하철의 자랑거리는 다양하다. 그야말로 장씨는 지하철에 푹 빠져 있었다.
그러나 그는 기계와 연애할 생각은 없다. “사람 대하는 것을 좋아해서 이곳에 입사했다”는 장씨는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로 일하겠다고 다짐한다. 이제 몇 시간 남지 않은 광주 시민들과의 즐거운 만남에 그의 마음은 무척 설레고 있다.
이지은 기자 jour@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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