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자들 특히, 혼자 사는 총각들이 가장 애용하는 식품이 라면이다. 짧은 조리시간과 간편한 식사, 게다가 컵라면인 경우는 뜨거운 물만 부으면 설거지까지 해결되니 더 바랄게 없다. 그런데, 라면이 빨리 조리되는 원리는 뭘까. 끓인 라면은 그렇다하더라도 끓지 않는 물을 부었는데도 짧은 시간 내에 쫄깃한 면발로 변하는 컵라면의 신비는 무엇일까.
보통 밀가루 국수를 기름에 튀겨 이를 건조시킨 것을 라면이라 한다. 밀가루 국수를 기름에 튀기면 밀가루 속의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미세한 구멍이 생긴다. 이렇게 건조된 면발이 물을 만나면 수분이 면발의 미세한 구멍으로 침투하면서 면발은 금세 쫄깃한 상태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관찰력이 세심한 사람이라면 컵라면의 면발이 보통라면에 비해 가늘다는 것을 알 것이다. 이는 굵은 면발에 비해 미세한 구멍을 상대적으로 많게 하여 수분의 침투량을 늘려준다. 라면은 또 면발의 쫄깃한 맛을 더 내기 위해 밀가루에 전분을 섞는데, 감자전분은 밀가루보다 조금 빨리 익는 특성을 갖고 있다. 컵라면은 빨리 익히기 위해 전분의 비율을 보통라면에 비해 더 늘려 제조한다. 결국 끓이지 않고도 뜨거운 물만 부어 먹을 수 있는 컵라면의 비밀은 가는 면발과 감자전분 비율을 늘린데 있다.
공업용 기름 사건부터 환경호르몬까지 유해성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라면의 인기는 식을 줄을 모른다. 우리나라 한 사람이 1년 동안 평균 80개 이상을 먹는다고 하니 긴 말이 필요치 않겠다. 컵라면의 마지막 비밀은 물을 부은 후 10분 이내에 식사를 해치워야 한다는 점이다. 컵라면 용기의 90%는 발포 스티롤로 만든다. 발포 스티롤의 원료를 `스티렌’이라 하는데, 뜨거운 물을 넣고 10분 이상 놓아두면 `스티렌’으로부터 생식기능 등을 저하시키는 환경호르몬 의심물질인 `스티렌다이머’와 `스티렌트리머’가 나온다는 것이 국립의약품식품위생연구소의 실험 결과다. 이들은 발암물질로도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식의약청의 일부 전문가들은 이 두 물질들이 10분 이내에는 나오지 않는다는 실험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니, 이마저도 반드시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라면 애호가들의 `지속가능한’ 식사를 위해 안전한 일회용 용기가 하루 빨리 개발돼야겠다.
<광주과학기술원 기획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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