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제작비는 실사영화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일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환상여행’은 총 1000억원의 제작비를 쏟아부은 블록버스터지만 최근까지 약 1500만명의 관람객을 돌파했다. 이는 자신이 세운 `원령공주’의 기록을 초과하는 동시에 일본 내 최고 흥행기록인 `타이타닉’에 육박하고 있다. `센과 치히로의 환상여행’은 배급 수익만으로 약 2000억원에 이르고 있으니, 이러한 투자대비 수익률이 바로 블록버스터의 전형이다.
실사영화는 일반적으로 스타배우와 출연계약을 맺고 난 후 러닝타임보다 몇 배나 되는 촬영스케줄이 진행되고 이후 감독에 의해 편집과정을 거치면서 상영용 필름이 완성된다. 그만큼 제작에 있어서 변수에 대한 통제 가능성이 높고 작품에 대한 완성도 측면에서 여러 가지의 선택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은 대부분 상영 러닝타임만큼만 제작하게 된다. 실사영화처럼 주인공 캐릭터가 일정한 계약금만 받고도 계속 움직여주지 않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은 80분 분량의 장편일 경우, 대개 러닝시간만큼만 제작되고 이후 재제작 물량이 발생하게 되면 모두 초과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는 위험을 갖는다. 따라서 미국의 할리우드와 일본의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은 현재 약 최저 500억원에서 최고 1000억원에 이르는 높은 비용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비용은 전세계 배급을 철저하게 진행해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는 블록버스터의 한계를 처음부터 안고 시작해야 하는 제작방식이다.
일본은 자국내 관람객이 전세계 배급의 일정부분을 확신시켜 주는 시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의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재 국내에는 애니메이션을 어린이들의 관람물로 치부해버리는 인식이 보편화돼 있다. 방학때가 되면 부모는 어린이들에게 단 1편의 관람을 추전하는 정도가 보편적이다. 결국 월트디즈니나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아니면 일본 수입장편 애니메이션 중에서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
이제 해외시장을 전제로 한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이 기획되지 않으면 모두에게 위기다.
초기 기획단계에서부터 세계시장을 목표로 한 마케팅이 가동돼야 한다. 다국적 기업의 투자협찬과 스폰서 유치도 진행돼야 되고 시나리오 작업부터 할리우드의 전문인력이 영입돼야 한다. 특히 국제 전문 배급회사의 배급투자가 선행되어야 함은 필수다.
올해 여름과 겨울, 내년 봄에 대기중인 국내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이 여러편 개봉될 예정이다. 미국과 일본에 비해 배급노하우도 일천하고, 작품의 질적 수위도 상대적으로 비교될 만한 상황임에도 그 작품들 중 성공사례가 반드시 나와야 한다는 것이 애니메이션계 모두의 절박한 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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