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하게 욕심 나. 밤에 몰래 실어가 불까 생각중이여.”
가게 앞을 지나가던 아주머니 한 분, 한참을 발붙이고 서서 “좋네 좋아”를 연발한다.
“아 그러씨오. 근디 집에 갖다놓고 혼자만 보면 뭔 재미다요. 주인들도 화낼 것인디.”
내가 만들긴 했지만 이젠 내 뜻대로도 할 수 없다는 주인장. 주민들이 아끼고 사랑하니 그들과의 공유재산이라는 믿음이다.
북구 운암동 동운초등학교 정문서 엎어지면 코닿을 곳에 명물이 하나 생겼다.
물과 생태가 어우러진 수변공간이다. 그 골목에서 28년째 철물점(전진)을 운영중인 정차주(47)씨가 사철 푸르른 녹색쉼터를 가꿔 골목길 사람들과 나누고픈 `오래된 꿈’을 실현시킨 것.
이 공간을 조성하는 데 든 비용은 거의 `0원’. 있는 것을 활용했고 주민들이 가진 것을 내놨기에 가능했던 일.
큰 대야 3개가 높이차를 두고 배치됐다. 위에서 중간, 그리고 맨아래로 순리대로 물이 떨어진다. 그리고 맨 밑 대야에 모아진 물은 호스와 모터를 통해 위로 펌핑된다.
그 물이 모이는 곳이 시골집에서 가져온 작두시암. 그리곤 다신 아래로 흐른다.
새 물이 유입되지 않지만 수질은 깨끗하다. 수중정화식물 부레옥잠 덕분이다. 정씨가 섬진강에서 주어온 몇 촉이 번성, 수면을 뒤덮고 정화작용을 해내고 있는 것.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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