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명의 판서가 나올 지세’ 내력 묻혀

▲ 400살 넘은 당산나무가 수호신돼준 마을. 정작 마을이름은 지켜주지 못했다.
내지마을은 도심속 오지다.
“길을 잘 못 든 것은 아닐까?” 몇 번을 두리번 거렸다. 마침내 시야에 들어온 마을이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다.
마을 입구엔 예사롭지 않은 당산나무, 느티나무가 수호신처럼 버티고 서 있다.
“13대째 이 마을에서 살고 있다”는 신광식(60)씨는 “족히 400살은 넘은 것으로 듣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보호수 지정이 안돼 제도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신씨는 내지마을을 광주에 남아 있는 자연마을 중 가장 순수한 곳이라고 자랑했다. 외지에서 들어온 사람이 없이, 토박이들만 몇 백 년 한 가족처럼 지낸다는 것. 단합이 잘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것이 자부심이다. 때문에 주민들은 개발보다 보존을 원한다.
그 첫걸음은 옛 지명 복원. 주민들이 찾고 싶은 이름은 육판(六判)리다.
여섯 명의 판서가 나올 지세라는 데서 유래된 이름이다. 소위 공인된 명당인 셈. 실상 그 명당의 은택은 주민들보다는 외지인들이 다 차지했다.
산 사람은 안들어 오지만 죽은 자의 육판리행은 줄을 섰다. 산에는 각종 성바지들의 선산이 즐비하다.
현재 육판리라는 지명은 공식적으로 남아있지 않다. 법정동은 내남동, 행정동은 지원동으로 바뀐 지 오래여서 조만간 그 흔적마저 영구히 사라질 판이다.
“힘없고 늙은 주민들로선 마을 이름 하나도 못 지킨다”고 한탄한 신씨는 “관공서와 언론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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