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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술집풍경]진월동 포장마차
해 떨어지면 가벼운 부채 차림으로
박문종
기사 게재일 : 2006-07-31
여름 술은 잘 마셔야 본전이다(?). 옛날 중국에 성이 왕씨 장씨 마씨 셋이 살았는데 어느 날 음습한 안개를 무릅쓰고 길을 떠나야 하는 일이 있었던 모양이다. 길 떠나기에 앞서 왕씨는 술을 마셨고, 장씨는 배불리 밥을 먹었으며, 마씨는 아무것도 먹지 않은 채 각기 길을 나섰는데 그 후 공복이었던 마씨는 죽었고 장씨는 병에 걸렸으며 술을 마신 왕씨만 무사했다는 옛 이야기 한 토막. 술은 외부의 질병이나 습독을 막는 역할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요즘같이 습할 땐 가볍게 하는 것은 권할 만하지만 술자리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날이 더운 탓도 있지만 안주 고르기도 까다롭고 건강 생각하다 보면 그러니 술집도 집 가까운 데를 찾기 마련. 술 마시기보다는 시간 보내기가 되기 십상이다. 물론 차 때문이기도 하지만 밤이 짧아 자리가 잡히는가 싶으면 술집 문 닫을 시간이어서 조급해지고 더위에 부대끼느니 마실 삼아 술이나 마시자는 구실이 생긴다. 그래서 술친구를 부르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자기 동네로 몰고 가다 보면 비용 부담에도 굳이 우리 동네 술집을 찾는 이유일 것이다. 해 떨어지고 시원해지면 가벼운 부채 차림으로 한번 나서 볼 일이다.
그리고 또 있다면 지지리 마시고 술 양이 덜 찬 꾼에게 집 앞집은 구세주일 수밖에 없는데 “엎어지면 코 닿을 데까지 와서 또 술타령이냐”고 한 잔 얼큰해 보이는 양반은 집사람을 불러냈는가 보다. “그냥 지나치면 안되것습디여! 참새 방앗간이냐”며 핀잔을 주면서도 안주 챙겨 먹이더니 맥주 한잔에 벌써 넘어가는 눈치다.
그렇다고 다 해피엔딩은 아니다. 한 손님은 영 못마땅해서 쫓아 나온 마나님에게 한바탕 당하는데 한참을 옥신각신. 결국 남편이 일어나서 나가 버리는 것이었다. “집에까지 다 와서 하는 술타령에 열불이 난다”면서도 수습을 하고 간다. “그래도 우리 신랑밖에 없어라우”라고. 오늘 그 집 좀 시끄럽게 생겼다.
필시 노래방으로 진출할 것같은 나이 지긋한 팀도 부부동반이다. 친구들끼리 “~동 배액 아 가아아 씨이이~” 전초전으로 간드러지고 한쪽에 퇴근길 손님들은 홍어 좋은 게 있다며 흑산 홍어라며 전화로 마다하는 친구 꼬시는 데 호락호락하지 않은 모양이다. 옆에 점잖게 생긴 친구가 “홍어는 해본 소리고 대신 간재미”라면서 “생각나면 나와!” 하는데 이쯤되면 못 이긴 척 끌려나오게 되어 있다.
딸들은 엄마 불러내고 남편은 마누라 불러내고 아파트 앞 작은 술집은 한밤중인데도 불빛이 훤하다. 닭똥집, 닭발 구워내고 꼼장어에 병어 감자 넣고 지져내고 매운탕에 돼지주물럭에 문어 데쳐내고 선풍기는 열불나게 돌아가는데 한번 잡숴보라며 푸성귀에 신김치에 푸짐하게 내놓는데 아예 끼니까지 해결하려 든다.
말투만으로는 금방 싸움 날 것 같은 어투지만 이약이약하다보면, 술에 열중하다보면 어느새 밤이 깊어지고 더위 낄 새 없이 한여름밤은 후딱 지나는 것이다. 골목길처럼 안으로 자꾸만 이끌려 드는 집. 바람을 낼 것 같은 갈대 벽 발을 소박하게 치고 아파트사람들 불러내는 집. 축축한 날 빈대떡 신사라도 들 것 같은, 그러니 혼자 드는 손님 홀대 못한다는 주인 최윤례(58)씨는 이곳에서만 12년이라니 동네가 이래 북적거리지 않을 때부터라고.
드나드는 손님 일일이 다 내바람(배웅)하고 지성스러워 주변에 웬만한 술손님 안면 트고 지내는 눈치다. 마치 동네 슈퍼같다. 남구 진월동 씨티병원앞에서 가장 낮고 작을 것 같은 가게를 찾으면 틀림없다.
박문종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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