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마을 초입 우물

▲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맑고 투명한 우물. 지금은 아무도 먹지 않는다.
 이렇게 맑고 투명한 샘을 보지 못했다. 규모도 큰 데다, 깊기도 하다.
 게다가 항상 철철철. 넘치는 물, 보기만 해도 갈증이 가신다.
 팔랑산 초입 검정마을 입구. 이 마을 사람들이 식수로, 허드렛물로 썼다는 우물이 온전히 보존돼 있다.
 하지만 이제 이 물은 먹지 않는다. 집집마다 상수도가 들어오면서 찾는 이가 없는 것.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았어.” 물 좋기로 소문난 검정마을의 징표같은 존재가 이 샘이었다.
 지금은 10여 가구밖에 남지 않았지만 한때 20여 가구가 살았던 시절에도 우물 하나로 먹고 씻는 것이 넉넉했다.
 “지금은 집집마다 늙은이들 한두 명밖에 살지 않아. 젊은이들은 다 도시로 나갔고.” 여느 농촌에서와 다를바 없는 푸념이다. 하지만 형제처럼 우애있게 지내는 옛정은 여전하다. “도둑 한 번 든 적 없다”는 넉넉한 인심으로 외로움을 견디고 있는 중이다.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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