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로서 도슨트 활동을 하는 게 좋은 경험이에요. 현대미술은 난해한 편이라, 관객이나 작가가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개인전을 열 때 가장 암담한 반응이 `모르겠다’`뭔 소리야’ 하는 말들이에요. 이렇게 관객들과 현장에서 대화를 나누다보면 관객의 이해폭도 넓히면서 작가로서 저의 소통 수준도 올리는 것이죠.”
 2006광주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는 비엔날레관 제2전시실의 맏언니격인 도슨트 노영선(38)씨. 여기선 도슨트 카드를 걸고 있지만, 그 자신도 조선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전업작가.
 우리 오방색을 활용한 작품들로 서울에서 수 차례 전시도 열었고, 다음 달에는 스위스 취리히아트페어에도 작품을 낸다. 그런 그가 지난 2004년에 이어 이번 광주비엔날레에서도 도슨트로 나섰다. 이를 위해 홍대 대학원 과정도 휴학했다.
 미술 소비자와 생산자가 서로 눈높이를 맞추며 공부하는 것. 그가 느낀 도슨트 활동의 매력이다.
 “도슨트는 성실성이 중요해요. 지적인 부분은 사전에 공부를 많이 하면 되지만, 관객과 다른 동료들을 성실히 대해야 전시장이 즐거워지거든요.”
 하루 일과는 오전 8시30분부터 전시장이 문을 닫는 6시까지. 팀장들끼리 회의를 하다보면 밤이 되어야 끝나기도 한다. 각자 맡은 전시장을 관객과 한 바퀴 돌면 대략 30분씩 걸린다. 목도 다리도 아플 수밖에 없는 고단한 일이기도 하다.
 “도슨트를 따라가면 자기만의 감상 여유가 아무래도 적어지죠. 어떤 분들은 순회를 하고 나서 다시 혼자 돌면서 작품을 음미해요.”
 이는 그가 관객들에게 바라는 관람법이기도 하다. “어차피 도슨트는 답을 주는 게 아니라 이해의 첫단추를 열어주는 것”이기 때문. 특히 그가 맡은 2전시실은 `정신의 흔적’ `현재 속 과거’ 등의 소주제로 나뉘어, 아시아 각국 문화의 배경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단다.
 “단체관객들이 올 때 가장 긴장해요. 작품 설명보다 작품을 훼손할까봐 제지하는 일이 더 많죠.” 해를 거듭할수록 관람태도도 좋아지지만, 괜히 자나 막대기로 벽을 긋고 다니는 짓궂은 남학생들은 감당할 길이 없단다. 그는 “특히 학교별 관람에선 인솔교사도 사전에 공부를 해서 도슨트와 함께 공동으로 가이드가 되었으면” 하고 바란다.
 도슨트들 중에는 젊은이들이 많다. 대부분 미술을 전공한 후 작가로 나서기 전 과도기에 있는 이들. 그는 이런 좋은 인력들의 모임이 잘 체계화돼 비엔날레의 또다른 자산이 되길 바란다.
 “이전 행사에서 제기된 개선점이 다음 운영에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매 행사마다 거의 모든 인력구조가 바뀌는 구조이다보니 어쩔 수 없지만, 좋은 기회를 단발성으로 흘려버리기엔 아깝잖아요.”
글=이혜영 기자 taorm@gjdream.com
사진=김태성 기자 hancut@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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