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폐막한 2006광주비엔날레에서 자원활동을 했던 전업주부 정현숙(37)씨. 두 아이 키우느라 짬이 없었을 그는 “우물 안 개구리가 10년 만에 외출했다”고 웃는다. “내년부터 학교 행정보조로 사회생활을 다시 시작할 것”이라는 그녀가 미리 뛰어든 사회가 바로 이번 비엔날레. 그는 ‘열린비엔날레’ 생활아트 전시가 열리는 민속박물관 일대에서 자원활동을 했다. 전시를 비롯해 ‘미술놀이터’ 같은 체험행사장에서 안내와 현장 보조를 했다.
“젊은 자원활동가들 의욕이나 책임감이 의외로 아주 강해요. 매일 활동일지를 쓰던 대학생도 있었고요.” 젊은 친구들의 의욕에 특히 감탄했다지만, 정씨도 만만치 않다.
“비엔날레 전시는 홍보가 잘되지만 시민참여 부문 홍보는 좀 부족한 것 같아요. ‘미술놀이터’의 경우 내용이 아주 좋았는데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어요.” 아쉬웠던 정씨는 초등학교 2학년인 큰아이의 반 학부모들에게 미술놀이터를 알려 두 번이나 아이들이 참여했고, 주변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비엔날레 안내책자를 돌리는 등 홍보활동을 톡톡히 했다.
좋든 나쁘든 더 많은 사람들이 비엔날레를 접해야 시민들과 접점을 찾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정씨의 식구들도 각각 전기간 통용권을 사서 비엔날레관을 드나들었다. 아이도 엄마가 일하고 있으니까 편하게 오가면서 시민프로그램을 즐겼단다.
관객을 대하는 일은 즐겁지만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한 번은 인천에서 온 관객이 시립미술관으로 이어지는 셔틀버스 운행에 대해 물었단다. 그런데 마침 단체관객들을 보내고 지쳐 있던 자원활동가들이 앉은 채로 설명을 하고 말았다. 결국 그 관객은 화를 냈다.
“우리도 잘 모르면서 외운 틀에 박힌 안내가 문득 부끄러웠어요. 그래서 팀에서 한 명을 보내서 직접 걸어서 시간을 재고 셔틀버스를 타고 한 바퀴 돌게 했어요. 직접 겪어보니까 안내도 쉽고 생생해지더라고요.”
그는 이런 제안을 덧붙였다. “자원활동가 교육은 3일에 걸쳐서 스마일교육·비엔날레 전반·테러 교육 등으로 이뤄져요. 하지만 실제로 자원활동가는 현장을 내집처럼 잘 알고 관객에게 살아있는 정보를 줘야 해요. 테러 교육같은 것보다 다같이 전시관 일대를 돌면서 실제 안내에 필요한 점들을 찾아내는 식으로 생생한 교육프로그램이 보완됐으면 해요.”
 비엔날레관 인근에 사는 정씨는 마침 중외공원을 잘 알아 무리가 없었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은 쩔쩔 맸던 일도 다반사. 더욱이 요새는 조금만 마음에 안들어도 “인터넷에 올리겠다”고 `협박’하는 관객들도 있다. “사실 관람예절도 돌아봤으면 해요. 단체관객이 많아 혼잡하기도 하지만 작품에 손을 대거나, 행사참여 예약도 안하고 와서 무조건 우기는 분들도 있었어요. 학생들이 너무 많으면 저희가 팀으로 나눠서 관람을 권해 드려도 그냥 무시하고 우르르 들여보내는 선생님들도 있고요. 서로 조금만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좀더 쾌적한 관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혜영 기자 taorm@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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