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우리는 좁은 길 걸어가면서/ 무섭지 않다고 말하겠지만/ 간혹 우리는 벽 밖으로 슬며시/ 주먹을 내놓아보았다고 말하겠지만/ 간혹 우리는 벽 위로 올라가/ 천방지축 호수와 산과 바다 위로 새 되어/ 날아봤다고 말하겠지만/ 간혹 우리는 좁은 길 따위 벗어나/ 길 없는 산 속을 혼자 헤매어 건너갔다고 말하겠지만>(김혜순, ‘나를 싣고 흘러만 가는 조그만 땅’중)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내가 벽 밖으로 슬며시 내놓은 주먹을 옳고 바르고 용감하다 말해 주는 이. 그렇게 지켜봐 주는 눈길 있어서 길 없는 산 속에 길을 내볼 생각을 합니다. 호수와 산과 바다 위로 새 되어 날아 보려 합니다.
문득 돌아보면, 여전히 나는 ‘나를 싣고 흘러만 가는 조그만 땅’ 위에 있지만, <조그만 땅은 내 발 아래 붙은 채/ 조그만 하늘은 내 머리 위에 얹힌 채/ 나를 싣고 흘러만 가>지만 흔들리는 이 삶의 ‘뗏목’ 위에서도 내려놓을 수 없는 꿈 하나 있습니다. 남인희 기자 namu@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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