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워지자 길이/ 그만 내려서라 한다/ 길 끝에서 등불을 찾는 마음의 끝/ 길을 닮아 문 앞에서/ 문 뒤에서 멈칫거린다/ 나의 사방은 얼마나 어둡길래/ 등불 이리 환한가/ 내 그림자 이토록 낯선가/ 등불이 어둠의 그늘로 보이고/ 내가 어둠의 유일한 빈틈일 때/ 내 몸의 끝에서 떨어지는/ 파란 독 한 사발/ 몸 속으로 들어온 길이/ 불의 심지를 올리며 말한다/ 함부로 길을 나서/ 길 너머를 그리워한 죄>(이문재, ‘노독’)
가는 길 아득할 때
이 시를 읽곤 합니다.
가던 길 어두워 그만 내려서야 할 그 때가 닥쳐오리라는 것을 안다 해도,
이후로도 다시 ‘함부로’ 길을 나설 것입니다.
‘길 너머를 그리워한 죄’를 다시 짓고, 지을 것입니다.
그동안 손바닥편지를 읽어 주신 ‘당신’께 고개 숙여 절합니다.
안녕히.
남인희 기자 namu@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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