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청년 35명 광주~창녕 자전거 순례

▲ 전주~광양간 고속국도 공사로 파헤쳐진 산. 순례단이 그 길을 지나고 있다.

 `우리는 21세기의 지구를 짊어지고 나아가야 할 청년들이다. 우리가 밟은 페달 한발 한발이 지구를 살리고 자연과 한층 더 가까워지는 길임을 인식하자! 자전거를 밟는 페달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더 나아가 지구온난화를 막는 작지만 위대한 움직임이 될 것이다.

 가자 청년들이여! 푸른 지구를 향해서!’―2007 청년 에너지 자전거 순례단 출정문 중에서



 지난24일 푸른 지구를 향해 35명의 청년들이 광주를 출발했다. 대학생부터 직장인까지, 평소에 자전거 타기를 좋아해 참가한 사람들부터, 어릴 적 자전거 탄 게 전부인 사람들까지 다양했다. 평소에 자전거 대하는 맘 각기 달랐겠으나, 광주에서 지리산 구례, 하동을 거쳐 진주 남강을 따라 페달을 굴리고 창녕 우포늪까지 270km를 자전거로 돌며 청년들은 지구의 다양한 모습을 목격했다.

 

 ▶섬진강에 꽂힌 기둥이 마음을 치다

 순례 둘째날, 섬진강을 따라 달리던 순례단이 마주친 것은 산처럼 높은 기둥들. 전주에서 광양간 고속국도를 건설하기 위해 콘크리트 기둥들이 섬진강에 꽂혀진 것이다. 셋째날 진주에서 경북 의령으로 가는 곳에서도 새 도로를 건설하기 위해 산이 파헤쳐지고 있었다.

 임창곤(25)씨는 “지리산, 섬진강 등 우리가 지켜나가야 하는 곳이 편리하고 빠른 것만 추구하는 개발 논리에 지배당하는 현장들을 보면서 지구온난화를 경고하는 영화 <불편한 진실>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경남 진주의 자전거도로를 제외하고 순례단이 갈 수 있는 곳은 도로뿐이었는데도 개발은 그 속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신예정(29)씨는 “도로를 넓게 만들면 차는 늘어나고, 더 씽씽 달릴텐데, 이제 그만 만들어도 되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광주에서도 자전거 맘껏 탈 수 있었으면

 진주 남강을 따라 자전거를 탄 순례단은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폭이 좁고 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은 광주천의 자전거도로와 대조적이었기 때문이다.

 김남중(36)씨는 “매우 부러웠다. 그런 공간이 확보돼 있는 것만으로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볼까’ 생각의 전환을 할 수 있다. 광주시도 탈 수 있는 조건을 만들고 시민들에게 자전거 타기를 제안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전거도로가 보도의 부속품으로 전락되지 않게 자전거도로 정비, 자전거 활성화 정책 등이 종합적으로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 김씨의 생각이다.

 선길호(37)씨는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자전거를 타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 위험하기 때문이다. 공원에서나 맘 놓고 탈 수 있는 상황이다”며 지나친 자동차 중심의 교통체계를 지적한다. 신석기(26)씨는 “자전거를 배려하는 진주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광주도 그렇게 되길 바랐다.

 

 ▶내리막 있으면 오르막도 있다

 3박4일 끊임없이 페달을 밟은 순례단원들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작은 다짐들을 했다.

 채창현(28)씨는 “자전거를 타고 오르막을 오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사람들이 지금까지 편리함만 추구했는데(내리막) 오르막(지구온난화)이 나타났다”라며 “컴퓨터공학 전공이라 컴퓨터를 사용할 일이 많은데 친구들이 컴퓨터를 안 끄는 경우가 많다. 그것부터 끄는 실천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양신규(26)씨는 물 아끼는 것부터 실천하겠단다. 양씨는 “세수할 때 물을 계속 틀어놓고 했는데 바꿔야겠다”고 했다.

 신장용(51)씨는 “순례를 하면서 함께 타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직장 동료, 지인들에게 자전거 타기를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서로를 밀어주며 함께 올랐던 오르막. 그래서 넘을 수 있었다. 초록지구를 지키는 방법도 이와 같다.   조선 기자 sun@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