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 등 대표전화로 활용
“기업 부담 소비자에 전가” 분통

 지난 4월말 회사를 옮긴 ㅊ(42)씨.

 신용카드 사용 내역서 수령지 변경을 위해 이용대금 명세서에 나와 있는 고객 상담센터로 전화를 걸었다.

 4개 카드 회사 대표전화는 모두 `1588-××××’로 된 번호들이다.

 신분확인 등 4~5단계를 걸쳐 전화 상담원과 연결이 됐고 ㅊ씨는 본인이 원하는 서비스를 받기까지 3분가량이 소요됐다. 한 카드회사의 경우 통화 대기자들이 많다며 상담원과의 연결 대기 시간만 1분여가 흘렀다. 대기시간이 너무 길어지자 아예 통화를 포기한 경우도 있다.

 휴대폰을 통해 4개 카드회사와 주소지 변경 등 상담을 마친 시간은 30여분.

 이를 지켜보던 ㅊ씨의 직장동료는 대뜸 “`15××’로 시작되는 전화가 무료 아니란거, 아시고 전화 하신거죠.“

 당연히 고객상담센터 전화는 무료라고 생각했던 ㅊ씨는 분통이 터졌다.

 ㅊ씨는 “회사측에 필요한 정보를 수정하기 위해서는 몇 차례 절차를 거치게 되는데 그 비용마저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며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직장 동료들도 많다”고 말했다.

 고객상담 전화통화가 유료라면 응답원이 직접 전화를 받고 신속한 업무처리로 통화료 부담을 줄여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ㅊ씨는 목소리를 높였다.

 1주일에 2~3차례 대리운전을 이용하는 ㅇ(39)씨도 `15××’로 시작되는 대표전화가 당연히 무료인 줄 알고 이용하다 뒤늦게 유료라는 사실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

 금융권을 비롯해 각종 외식업체, 관광안내 등 대다수 기업들의 대표 전화가 최근 몇 년 사이에 유료전화로 바뀌면서 이 사실을 제대로 모르는 소비자들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용자의 통신비 부담을 업체가 대신 떠 않았던 `080’번호가 언제부터인가 소비자들이 요금을 내야하는 `15××’로 바뀌면서 자신도 모르게 비싼 통화요금을 물고 있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

 `15××’의 경우 유선에서는 3분당 39원, 휴대폰에서는 업체별 전화 이용료를 내야하고 이 번호가 서울로 연결됐을 경우 발신자가 시외전화비까지 떠안아야 한다.

 KT 한 관계자는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발신자 무료(080) 전화를 대표전화로 이용했던 업체들이 통화료에 대한 부담이 높아지면서 `15××’로 시작되는 대표 전화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박중재 기자 being@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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