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외국인노동자건강센터 개소 2주년
하남·소촌·평동공단 노동자 무료 진료
“쉬는 날 진료 받아서 좋아요”

 일요일이던 지난 1일 광산구 월곡동의 광주외국인노동자건강센터.

 오후 2시가 되니 하나둘 사람들이 모여든다. 스리랑카, 몽골, 러시아, 인도네시아….

 국적은 모두 다르지만 광주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온 것이다.

 “밥 먹어도 (속이) 쓰려요.” “이 아프고 다리 아파요”….

 의사들과 마주 앉은 노동자들은 몸상태를 설명한다. 타국에서 자신들의 아픈 곳을 만져주고 치료해주는 광주외국인노동자건강센터(소장 최선필·이하 건강센터). 

 건강센터가 매주 일요일 오후2시부터 4시간씩 외국인노동자들을 진료한 지 지난 6월26일로 2년이 됐다. 











 치과 진료가 진행되고 있다.



 이곳이 생기기 전 광주외국인근로자선교회·광주외국인근로자문화센터·광주외국인노동자센터 등 외국인노동자 관련 일을 하는 곳을 중심으로 간단한 진료 및 투약을 진행해왔었다.

 “진료나 시설규모면에서 열악한 상황이었죠. 타 지역에서 여러 의료관련 단체들이 연대해 외국인노동자들에게 도움을 준다는 소식을 듣고 광주에도 무료진료소를 열어야겠다는 뜻이 모아졌습니다.”

 이홍주 운영위원의 설명이다.

 광주기독병원선교회와 외국인노동자 세 단체를 중심으로 발기인단 모집 및 창립준비를 해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광주·전남지부, 광주·전남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광주가정의학의사회, 광주한의사협회, 광주시민센터, 광주전남 누가회, 하남성심병원, ENM선교회 등 10여 개 단체가 연합해 무료진료를 시작한 것. 진료과목은 의학과·한의학과·치과로 10여 개의 단체 소속 의사 및 간호사들이 진료를 한다. 일요일 하루 이용 인원은 대략 30~40명. 지난달 10일 `100회’ 진료로 2800여 명의 외국인노동자들이 진료를 받았다.

 “(평일에는)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어요. 여섯 시에 일이 끝나면 (병원) 문 닫아요. 쉬는 날 진료 받아서 좋아요.”

 외국인노동자들의 설명처럼 건강센터가 일요일에 문을 여는 이유다.

 통역서비스가 없어 간단한 언어, 몸짓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는 한국인 진료진과 외국인노동자들. 서로의 마음 알기에 훈훈한 사연도 있다.

 치과팀은 외국인노동자들이 이가 없는 경우가 많아 지난해 3월부터 자비, 후원 등으로 보철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30여 명의 외국인노동자들이 새 이가 생겼다.

 “보철을 하고 너무 기분이 좋았나봐요. 한 분이 흰 봉투를 `쑥’ 내미는 거예요.”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광주·전남지부 장세원씨가 밝히는 `촌지 사건’.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에피소드도 있다. 이를 새로 만들 때, 보이는 이를 `금니’로 거의 하지 않는데 노동자들은 금니를 더 선호한다는 것. 한국의 경제상황이 좋지 않았을 때 금으로 이를 하는 것이 부의 상징이었던 것처럼 노동자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건강센터에서 외국인노동자들은 진료만 받는 것이 아니다. 그곳에서 다른 외국인노동자들을 만나 `친구’도 하고 담소도 나눈다. 센터가 타국에서의 외로움까지 잊게 해주는 공간이 되고 있다.

 건강센터는 최근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을 마쳤고, 현재보다 공간이 더 넓은 곳으로 이사도 갈 예정이다.

 통역 인력의 확충, 진료 시설 및 의료 장비의 보완 등 더 큰 나눔도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재원. 시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일부 보조로 약값을 충당하고 있지만 넉넉치 않다. 진료 활동은 모두 자원활동이고 새로 이사가는 진료 공간도 진료팀별로 대출을 받아 비용을 충당할 예정인 것. 이홍주 운영위원은 “합법, 불법의 잣대가 아닌 존중받아야 할 한 인간의 관점에서 외국인노동자들도 건강할 권리가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을 통해 외국인노동자들이 더 나은 여건에서 진료받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문의 956-3353(일요일에만 가능)

 후원계좌 광주은행 146-121-683603(예금주 : 최선필)

  조선 기자 s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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