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룡실의 모습.

그 곳에 가면 공룡의 시대부터 마한, 고려, 조선시대의 옛 시골집의 모습이 있다. 어른들은 거대한 역사 속 자신의 존재를 돌아 볼 수 있고, 아이들은 전통 놀이와 다양한 체험활동을 즐길 수 있다.

전남대 후문 근처 용봉문화관에 자리잡고 있는 전대박물관이다. “국립광주박물관도 있는데 대학박물관에 볼 게 얼마나 있겠나”고 한다면 오산이다.

광주박물관이 최근 개관 30주년 기념 행사를 가졌는데, 전대박물관의 나이는 올해 52살. 물론 나이가 중요한 건 아니고, 보유한 유물의 규모나 시설 및 예산과 비교하는 것도 맞진 않다.

하지만 이곳 대학 박물관은 캠퍼스 내부용이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이미 시민들에게 열린 공간이 되고 있다.

전대 박물관은 초대 총장이었던 최상채 박사가 기증한 서화와 도자기 등을 모태로, 현 사회대 본관 자리에 있던 당시 금호각에서 1957년 출발했다. 이후 도서관 본관 옆 작은 석조건물로 이사했다가 대강당 4층으로, 그리고 2002년 6월 지금의 자리까지 쉽지 않은 세월을 견뎌냈다.

그러면서도 소장 유물만 6400여 점에 크고 작은 매장문화재까지 모두 2만여 점을 보유하고 있다. 전시되고 있는 유물은 그 중 극히 일부고, 나머진 수장고에 보관돼 있다. 하지만 이 보물들이 보관된 장소는 ‘비밀’이란다.

대학박물관에서 하는 일은 문화유산 발굴 조사활동이나 고문서 발간 등 학술적 활동이 주를 이루지만, 일반 시민들에겐 다양한 전시와 참여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 박물관 2층의 민속실. 초가집 앞은 단체관람객들의 단체사진 촬영장소로 인기 있는 곳이기도 하다.



3층까지 층마다 볼거리 풍성

용봉문화관 4층 건물 가운데 박물관 공간은 1층부터 3층까지다.

당초 박물관 전용 건물로 지어진 게 아닌 탓에, 1층엔 식당과 찻집 등 박물관과 무관해 보이는 시설들이 일부 있다. 하지만 1층 로비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키보다 훨씬 큰 공룡화석부터 박물관은 시작된다.

1층은 어린이 관람객들의 박물관과 유물에 대한 관심을 끌기 위해 다양한 체험학습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특히 입구에 들어서면 오른쪽에 처음 만나는 마네킹들은 발굴조사하는 모습인데, 언제봐도 실제 사람인 것 같아 보는 이들을 놀래키기도 한다.

2층은 전대 박물관의 핵심 전시공간이다.

시대와 주제별로 나뉜 7개의 상설 전시실이 관람객을 맞이 한다. 선사실과 마한실, 불교미술실 등에는 주로 전남대 박물관이 광주전남 지역 발굴조사활동에서 확보한 유적 유물들로 구성돼 있다.

마한 유적으로 발굴된 영암 수산리 고분의 옹관도 만날 수 있고, 화순 운주사 발굴조사 과정에서 모셔온 뭉툭한 불상도 있다. 고려시대의 다양한 청자를 볼 수 있는 ‘도자실’ 외에, 광주·전남 지역 대표적인 회화와 글씨, 고문서를 전시하고 있는 ‘회화실’에는 윤두서의 ‘다람쥐 그림’이나 허련·허형·허건 등 남도화맥을 감상할 수 있다. 김정희의 ‘묵란도’나 정약용의 서찰, 기대승의 ‘퇴계문답서’ 등 알만한 역사속 인사들의 유물도 함께 전시돼 있다.

그 밖에 이 지역 전통의 살림집화 생활유물을 볼 수 있는 ‘민속실’이나, 각종 고생물화석과 한반도 공룡화석을 볼 수 있는 ‘공룡실’은 어린이들에게도 인기다.

2층에는 또한 별도의 기획 전시실 공간이 따로 있다. 이곳에선 ‘터키 특별전-이스탄불에서 불어온 바람’ 전시가 열리고 있다. 터키의 다양한 미술과 문화, 도시와 사람 등에 관한 다양한 소재들이 전시되고 있다. 지난해엔 ‘인도, 그 놀라움의 세계’라는 특별전이 열리기도 했다. 











 ▲야외전시장에 있는 옛 광주읍성 동문밖을 지키던 석장승 2기.



기획전·문화강좌 등 프로그램 다양

박물관은 ‘볼거리’만 있는 게 아니다. 공부도 하고 현장을 찾아가는 프로그램도 있다. 이번 ‘터키 특별전’의 경우, 전남대 박물관에서 1996년부터 시작한 박물관 문화강좌의 연장선상에 있다. 학생과 시민이 함께 하는 문화강좌를 열면서 국내 답사도 함께 했는데, 이같은 형태의 국내 답사가 다른 기관에서도 활발해지자 전대 박물관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지난해 인도에 대한 문화강좌와 인도 답사에 이어 ‘인도 특별전’을 열었고, 올해는 터키 답사와 특별전에 이어 매주 화요일 오후엔 터키 관련 문화강좌가 이어지고 있다. 답사와 전시와 강좌가 한 묶음으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대개 박물관들은 주말 휴일에 여는 대신, 월요일은 휴관한다. 하지만 전대 박물관은 주말은 물론 월요일에도 쉬지 않는다. 업무 담당자들은 힘들겠지만, 이곳을 찾는 시민들에게 드리는 ‘무한 서비스’인 셈이다.

이광재 기자 jajuy@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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