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향토음식박물관

“엄마, 새알 크기가 이 정도면 돼요?”

“그 정도면 먹기에 딱 알맞겠는걸. 참 잘 만드네.”

지난 28일 남도향토음식박물관(북구 삼각동) 어린이체험실. 8가족이 동지죽에 넣을 새알을 만드느라 분주하다. 반죽에서부터 새알 만들기, 동지죽 끓이기 등 가족끼리 함께 손을 나누어 1시간 가까이 만든 결과, 따끈하고 달콤한 동지죽이 완성됐다.

이 프로그램은 남도향토음식박물관이 매주 토·일요일 진행하는 주말체험프로그램. 단호박떡케이크·조랭이떡국·보슬단자·떡샌드위칟바람떡·화전·생딸기떡케이크·수박화채·부꾸미·송편·삼색강정·약과 등 계절별로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보는 프로그램이 개관 이래 쭉 계속돼왔다.

권성미(42·북구 일곡동) 씨는 동지죽 만들면서 아들 신승민(9·서일초2년) 군, 딸 신은지(8·서일초 1년) 양을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했다.

“집에서 애들이랑 음식 만들기 하려면 번잡스럽기도 한데 이렇게 밖에서 즐거운 한 때를 보내니까 좋네요. 아이들이 손으로 요리 해보면 감각도 좋아지고 하니까 교육적으로도 의미있는 것 같아요. 1월에 하는 단호박떡케이크 만들기도 신청해놨어요.”

김선홍(11·첨단초 4년)·김선우(9·첨단초2년) 군은 “동지죽 만드는 게 어려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쉬웠어요. 동지죽도 맛있게 끓여졌고 재밌어요”라고 했다. 두 아들과 함께 온 우덕순(39·광산구 월계동) 씨는 “아이들이 장난만 칠 줄 알았는데 기특하게 잘 참여해주네요. 즐거워요”라며 “다음에는 남편도 같이 와야겠어요”라고 했다.



남도 음식 알고 만들어보는 곳

남도향토음식박물관은 다양한 전통음식, 향토음식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삶이 도시화·세계화되면서 전통음식을 만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지 않은데, 일반인들이 향토음식을 알고, 체험함으로써 전통음식의 맥을 이어가자는 취지로 지난해 2월 박물관이 개관했다. 광주지역에서 음식을 테마로 문을 연 박물관은 이 곳이 처음이다.

이 박물관은 박물관명에서도 알 수 있듯 음식 중에서도 남도음식에 초점을 맞춘 곳이다. 광주 꽃송편·장흥 더덕생채·담양 떡갈비·목포 삼합…. 그 고장의 자연환경과 삶의 조건에 따라 먹었던 음식이 다른데, 그러한 남도음식의 종류, 역사, 특성 등을 배울 수 있는 남도향토음식상설전시실이 박물관 2층에 마련돼 있다. 민속주, 차, 다양한 떡살, 다식판, 음식과 관련된 유물 등을 만날 수 있다. 음식을 눈으로만 만나면 서운할 터. 일주일 내내 어린이부터 주부까지 여러 계층이 참여하는 다양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폐백·이바지, 떡·한과, 향토음식으로 나눠진 전통음식강좌와 체험프로그램이 그 것. 요즘 먹을거리, 요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주부들의 참여도 높고, 올해 광주·전남방문의 해를 맞아 외국인들의 음식체험도 많이 이뤄졌다. 또 동지죽 만들기 체험처럼 매주 토·일요일에 체험 프로그램이 저렴한 수강비로 진행되는 것도 호응이 좋다. 











 ▲ 남도향토음식상설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는 전통부엌의 모습.



음식 넘어서는 복합문화공간

박물관 2층에 남도음식에 대해 알려주는 상설전시실이 있다면 1층에는 기획전시실이 자리잡고 있다. 이 곳은 음식을 넘어서는 천연염색, 공예 등 전통과 관련한 전시부터 기획 전시 등이 열리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오월을 맞아 공동체 정신을 실천했던 주먹밥을 매개로 한 특별전시가 열렸었고 지난 7월에는 방학을 맞아 아이들이 전통한옥의 지붕모형을 한 원두막에서 윷놀이도 하고, 딱지도 접어 보는 등 과거로의 여행을 할 수 있게 한 ‘시간속으로~ 고고씽 팡팡’ 전이 열리기도 했다. 박물관 3층에는 호남의 문학, 5·18 등 호남의 문화를 만나볼 수 있는 호남문화자료전시관도 있다.

사실 남도향토음식박물관이라는 타이틀에 맞게 남도음식과 관련한 다각도의 프로그램과 연구를 하는 것이 취지에 맞겠지만 인력이나 여건 상 지금은 강좌와 체험 프로그램에 집중하고 있다. 그래도 차근차근 박물관에 맞는 프로그램을 확대해간다는 계획 아래 지난 11월에는 1회 전통폐백음식경연대회를 열었다.

장원익 학예연구사는 “미술관에서 공연을 하듯, 음식박물관과 관련이 없는 전시나 호남문화자료전시관은 더 다양한 것들을 보여준다는 취지로 봐주면 좋겠다. 지역의 음식문화를 조사하고 연구하는 기능이 확대되고 남도음식과 관련한 전문적인 박물관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시 차원의 관심과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체험 프로그램 문의 등 062-575-8883, 8843 http://www.namdofoodmuseum.go.kr, 매주 월요일은 휴관.

조선 기자 s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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