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 한 상 가득
담양·신안·완도·장흥 슬로시티 4곳 음식 맛자랑

 처음 만드는 순간부터 모든 것은 인위적이지 않고 천천히 이루어진다. 자연과의 조화에 맞춰 자연의 속도에 따라 자라며 충분한 숙성의 시간을 갖는다. 자연 그대로의, 인공을 가하지 않은 전통적인 먹을거리 `슬로푸드’다.

 지난 12일 먹을거리에 있어서 `느림’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가를 깨닫고 맛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로 지정된 담양 창평에서 슬로시티로 지정된 지역 4곳의 밥상을 선보인 것. 각 지역마다의 독특한 특색을 담은 담양 창평 `약초밥상’, 신안 증도 `갯내음밥상’, 완도 청산 `푸른밥상’, 장흥 유치 `버섯밥상’ 등 전통 밥상이다.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고 재료 그대로의 맛을 살린, 남도 슬로푸드의 진수를 맛볼 수 자리였다.

 이날 가마솥에 밥을 하고, 고구마를 삶아 찾는 이들을 대접하던 담양 창평 삼천리의 정묘래(81) 할머니는 가마솥에 누른 `누룽지’를 긁으며 전통의 맛을 모르는 이들을 안타까워했다. “가마솥 밥이 진짜 밥이제. 젊은 사람들은 이 밥맛을 몰러 모르는 것이여. 한번 먹어보믄 계속 먹고 잡을 것인디….”

 인스턴트 식품에 길들여진 우리의 입맛이 변했을 뿐 시간과 정성만 들이면 슬로푸드라고 말할 수 있는 음식은 주변에서 얼마든지 구할 수 있고 또 맛볼 수 있다.

 식생활을 바꿔보겠다며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패스트푸드, 인스턴트식품을 멀리 하는 대신 시간과 정성을 들여 우리 땅에서 난 제철 재료를 이용해 조리한 음식을 먹는 것이 바로 슬로푸드 생활이다.

 우선 음식을 조리할 때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는 패스트푸드 방식과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하는 정통 슬로푸드 방식을 절충해 식탁에 점진적 변화를 시도해 보자. 국이나 찌개를 끓일 때 화학조미료 대신 다시마, 멸치, 새우, 버섯, 양파, 대파 등의 천연재료로만 끓여 육수를 만들어야 하겠지만 그 절충안으로 분말로 만든 천연조미료를 이용해 요리할 수도 있다.

 이날 창평 슬로시티 마을에 차려진 각 지역의 4개 밥상과 이를 만든 이들에게 전통음식에 담긴 슬로푸드의 지혜를 배워본다. 요령껏 절충하면 바쁜 생활 속 슬로푸드 방식으로 식습관으로 바꿔 나갈 수 있다.  강련경 기자 vovo@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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