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규 64년의 기록, 뒤집어보면 꼼짝 못하고 살아온 64년이었다. 이젠 끝내야 한다. 그래서 새해 벽두부터 길 위에 있다. 금호고속 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간 30일, 그도 머리띠를 둘렀다. 20년 동안 금호고속의 버스를 운전했던 모동수(50) 씨. 회사를 위해 젊음을 바쳤건만, 지금 남은 건 위장병과 척추통증과 나빠진 시력과 배신감이다.

 “한 번 운전대를 잡으면 14~15시간 내리 운전을 해야한다. 비좁은 운전석에 하루 종일 앉아 있으니 척추에 무리가 오고, 야간 운전을 하다보니 시력은 점점 나빠진다. 끼니는 휴게소에서 10분 안에 해치워야 하다 보니 위장병을 달고 산다. 행여 교통이라도 밀리면 화장실만 급하게 해결하고 운전대를 잡기도 한다. 그렇게 20년 동안 일했는데 아직도 내집 한 칸 마련하지 못했다. 죽어라 일해도 손에 쥐는 월급은 빠듯하다. 회사는 적자를 이유로 버스요금을 올리면서도 운전기사들의 임금은 4년 째 동결해놓고 있다.”

 불합리한 일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교통 사고가 나면 개인 사비로 처리토록 종용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징계를 받고, 징계는 곧 무임금이다. 오늘의 금호고속은 노동자들의 땀방울로 이뤄졌지만, 사측은 노동자들의 요구에 귀 닫는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인간답게 살아보자는 거다. 불합리한 것들을 바꿔보자는 것이다. 최소한 법이 정하는 것만 제대로 지켜달라는 것이다.”

 당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그의 부인은 한 달에 70만원을 번다. 근로기준법 위반이다. 그도 그의 아내도, 모든 노동자들이 정당한 댓가를 받는 날을 위해 그는 머리띠를 질끈 묶었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