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도 하지 않음



 리비아 등 중동지역 내전으로 인하여 국제유가가 폭등하면서 온 나라가 난리다. 심지어 우리 지역에서는 주유소협회가 협회 소속 주유소들의 기름값 실태를 조사해 달라는 청원서를 냈다. 일부 주유소가 이해할 수 없는 저가판매로 타 주유소가 크나 큰 타격을 입고 있어서, 유사석유나 무자료 석유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지 진상을 파악해 달라는 내용이다. 주유소협회 관계자의 말이다. “오죽했으면 회원을 보호해야 할 협회가 회원 주유소를 조사해 달라고 했겠느냐.” 이렇게 국민은 국민대로 힘이 들고 또 사상 유래 없는 사회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이런 심각한 현실을 알고도 뒷짐만 지고 고무다리만 긁고 있다.

 그렇다면 차를 운행하기조차 겁나는 이 현실을 타개할 방법은 없는가?

 중앙일보 심상복 논설위원은 “진정으로 기름값을 낮추려면 50%에 달하는 세금을 인하해야 한다. 이 세금은 몽땅 간접세다. 간접세는 부자든 서민이든 소득에 상관없이 누구나 쓰는데 따라 낸다. 가령 휘발유 10만원 어치를 사면 똑같이 5만원씩 정부에 바친다. 간접세가 소득이 낮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불리한지 잘 보여준다. 아니 우리들은 기름을 사면 세금을 이렇게 많이 내는지조차 모른다. 그저 기름값이려니 한다. 또 단돈 10원도 세금이 탈루될 일도 없다. 차에 10만원 어치 기름을 넣는 순간 국고에는 5만원이 자동 입금된다. 이처럼 간접적으로 슬쩍 거둬들이는 세금은 조세저항도 적다. 이렇게 거둔 유류 관련세금이 전체 국세의 13%를 넘는다. 이러니 정부는 간접세에 집착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하루빨리 50%에 달하는 유류세를 인하해야 문제가 풀린다”고 말한다.

 또 다른 전문가들도 고유가를 잡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고 진단한다. 첫 번째 유류세 인하로 줄어든 세금은 펑펑 새는 부자들의 세원을 찾아내 거둬들여 벌충하면 해결된다. 지금 소득이 높은 자들이 세금을 탈루하는 짓거리는 고위 관료들이 더 잘 알고 있다. 그냥 모른 척 눈감고 있을 뿐이다. 또 이 정부 들어 부자들에게 감세해준 조세제도를 부활시키면 더 쉽게 해결이 된다.

 심상복 논설위원과 전문가들의 해법이 정답이다. 내 돈 아니라고 마구 낭비되는 세금, 고위층들이 더 잘 알고 있다. 어디서 어떻게 세는지도 잘 알고 있다. 민간인 특히 서민들에게만 무거운 짐을 지게하지 말고 부자들 봐주는 세금을 거둬들여야 한다. 정말이지 죽겠다. 장관 나리들! 제발이지 당신들이 모시는 대통령과 부자들 눈치 보지 말고, 서민들의 주름진 얼굴 좀 펴지게 하시라. 논어 위정편(爲政篇)에서 공자님은 이렇게 말했다. “방법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으면서 하지 않는 행위는 결국은 소인배들이 하는 짓이다.”

 당신들이 입에 붙은 말들은 제법 그럴싸해 보인다. 그러나 진실을 덮어두고 거짓투성이의 말로 서민들을 속이면 이는 소인들의 영웅은 될지언정 국민들을 죽이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새 학기다. 돈 들어 갈 곳은 여름 가뭄에 타들어가는 논바닥 같이 갈급한데, 자고나면 천정부지로 치솟는 기름값이 무섭다. 주유소 가기가 겁난다. 이 봄날에 나들이 가자고 보채는 아이들 얼굴 마주하기가 미안하다. 제발 정부는 고유가로 인하여 갈등이 증폭되는 이 심각한 현실을 직시해 고통 받는 서민들의 무거운 짐을 덜어주기 바란다.  민판기<(사)금계고전 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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