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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이만난사람] 환경운동연합 박상은 씨
“원자력에 대한 불편한 진실 ‘안전하다’고 외면해선 안돼”
강련경 vovo@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1-04-13

 10~20년 뒤가 두렵다

 일본 원전 사고로 왜 전 세계는 불안감에 떨고 있는가? 방사능이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가서? 결코 이것만이 답은 아니다. 방사능은 형체를 파악할 수 없어 그 피해가 눈에 보이지 않고, 설령 피하고 싶어도 도망갈 수도 없는 공포이기 때문이다.

 박상은 간사는 “방사능이 지금 당장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아 안전한 것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오히려 “지금처럼 눈에 보이지 않지만 누적되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다”고 지적했다.

 핵은 폭발이 일어나면 일반 폭발과는 다르게 공기 중에 방사능 오염을 일으켜 살아남은 인간을 천천히 죽인다. 폭발지역에서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여성이 기형아를 출산하고 마을 사람들은 원인모를 병으로 죽게 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박 간사는 “과거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가 방사능 오염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고로 암 이외의 질병을 포함, 사망자가 20만 명에 이르렀다. 체르노빌 주변 국가 벨로루시는 사고 후 어린이 갑상선암 발생률이 30배 증가하고, 아이들 목에는 종양이 발생되는 등 체르노빌에서 유출된 방사능 ‘요오드 131’은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쳤다. 문제는 이러한 피해가 10~30년 뒤에야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렇듯 방사능의 피해는 ‘전 지구적’으로 다가온다. 최근 일본 대지진에 의한 방사능 낙진도 마찬가지로 남의 일이 아니다. 바람의 방향이 아니더라도 방사능은 자연스레 우리 밥상 앞에 놓일 것이다. 그는 “바야흐로 우리는 방사능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정부는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안전하다는 말만 뒤풀이 하지 말고 10~20년 후에 일어나게 될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대로 된 방재 시스템도 없어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보면서 우리는 원자력이 안전하지 않다는 진실을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핵이나 원전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국가 안보라는 이유로 차단시키거나 쉬쉬하고 있다.

 박 간사는 “정부는 우리나라 원전에 대해 ‘안전하다’고만 말한 채 이를 뒷받침할 만한 과학적인 설명이나 자료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오히려 “과학적 판단보다는 경제성을 이유로 들며 위험한 행정적 결정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지만 만약에 우리나라에서 일본과 비슷한 원전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현재 지탄받고 있는 일본의 대응보다 더 차분하지 못한 대응책을 내놓게 될 것이다”고 딱 잘라 말했다. 원전사고나 방사능 노출에 대한 제대로 된 매뉴얼이나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방재훈련이나 핵과 관련된 매뉴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있긴 있는데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우리나라 방사능 방재훈련은 연합훈련이 5년에 1번, 합동훈련이 4년에 1번, 전체훈련이 매년, 부분훈련이 연 4회 민방위 훈련처럼 실시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 연평도 사건에서도 보여지듯 형식적인 민방위 훈련은 아무런 효과가 없다. ‘매뉴얼 사회’로 일컬어지며 평소 행동요령과 재난훈련에 빈틈없는 일본도 대재앙엔 속수무책인 상황에서, 훈련의 유무조차 국민들이 알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방재대책은 위험 그 자체인 것이다.

 박 간사는 “현재 우리나라 방사능 방재대책은 민방위 체제 속에 진행되고 있다”며 “재난상황이면 당연히 소방안전본부가 담당해야 하지만 방사능 방재대책은 시민소통과의 민방위재난비상팀이 담당하고 있는 등 문제투성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사능에 대한 자세한 정보나 기준치가 나와 있지 않아 막연한 두려움이 더 크다”며 “최소 농도에 대한 판단기준이나, 영향을 미치는 정도에 대한 충분한 임상실험이 되지(혹은 공개 되지) 않고 있기에 더욱 문제다”고 질타했다.

 

 과학적 판단아닌 위험한 행정적 결정 ‘국민 불신’

 최근 방사능 우려로 인해 국민들 사이에서는 요오드 식품인 다시마와 미역 등의 사재기 현상이 번지고 있다. 이 뿐 아니라 바다 오염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소금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국민들의 이런 불안을 달래줄 체계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인체에 무해하다’는 전문가의 견해를 전달하거나 ‘되도록 방사능 비를 맞지 않는 것이 좋다’는 무책임한 권고를 하며 국민들의 불신만 쌓고 있다.

 박 간사는 “현재 우리나라 정부가 갖고 있는 대책은 ‘씻어라’ 정도뿐이다”며 “정부가 담당해야 하는 일은 과학적인 판단에 근거해서 체계적인 대책을 수립하는 것일텐데 오히려 우리정부는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자신들의 입장을 강변하기에 바빠 현실을 은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 원자력 사고가 났을 때 할 수 있는 것은 ‘씻는 것’ ‘상처가 있지 않는 상황이라면 피부 박피(껍질을 벗겨 내는 것)’ 정도가 전부이다”며 “미세한 외부피폭 정도만 치료할 수 있지 장기적인 내부피폭에 대해서는 딱히 방안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방사능에 대한 피해는 인간이 제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방사능 위험을 인식하는 자세가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대안은 재생에너지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 후 스위스, 독일, 영국, 중국 등의 상당수 국가들이 신규 원전 건설과 기존 원전 가동을 중단하는 등 원전정책과 에너지 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에 나섰다. 원자력 발전이 단지 자국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의, 현세대뿐 아니라 미래세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예외다. 우리 정부는 “우리 원전은 안전하다”며 경제성을 이유로 원전정책 재검토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박 간사는 “우리나라도 천천히 원전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재생에너지가 원자력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현재 상황만으로 놓고 보면 답은 ‘멀었다’이지만 이는 그 만큼 투자를 안했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생산단가와 핵폐기물 처리 및 발전소 폐쇄 비용 등을 감안하면 오히려 가능성이 있는 것은 신재생에너지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아직 원전을 대처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 기술력이 부족하긴 하지만 지금보다 더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접근할 경우 경제적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핵과 관련된 연구비는 다른 신재생에너지 연구비보다 2배 가까이 많다. 핵 관련 연 연구비는 4000억원 이상 지원되는 반면 태양광·열·풍력 등의 신재생에너지의 지원금은 2000억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라는 것. 원자력 제일주의를 고수해 온 정책으로 인해 재생에너지의 개발에 소홀해 온 것이다.

 신재생에너지는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고 위험성도 적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독일의 경우 2021년까지 17기의 원전을 모두 폐쇄하고 신재생에너지 정책으로 국가정책을 바꿨다. 중국도 풍력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박 간사는 “에너지는 앞으로 경제성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안보차원의 문제다”며 “에너지가 없으면 국가는 모든 기능과 작동이 멈추게 된다. 수입 에너지원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안보에도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으므로 에너지 자급률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영화제·강연 등 핵에너지 반대운동

 이와 관련해 박 간사는 “광주환경운동연합에서 반원전 영화제와 강연회 등 다양한 핵에너지 반대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우선 매주 금요일 오후 7시 마다 광주지역을 순회하며 반원전 영화 ‘동경핵발전소’를 상영한다.(△15일 북구문화의집 △22일 시청자미디어센터 다목적홀 △29일 광주영상복합문화관 △5월6일 고백교회.)

 핵 바로 알기 시민대상 특별 강연회도 갖는다.(△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의 ‘원전사고와 시민건강’―21일 오후 7시·금남로 4가 아모레퍼시픽 3층 대강당 △안톤슐츠 조선대 독일어과 초빙교수의 ‘독일, 핵에너지정책의 전환: 후쿠시마 참사 이후’―26일 오후 7시·광주상록미술관) △에너지전환 시민단체 특별강좌―5월7일 오후 1시·장소 미정)

 오는 23일에는 제41주년 지구의 날을 맞아 오전 10시부터 광주시청 앞 평화광장에서 후쿠시마 원전사고, 체르노빌 참사 등 핵발전·핵에너지의 문제를 고발하는 ‘2011 지구의 날 반핵 캠페인’도 벌인다. 또 다음달 7일에는 영광원자력 발전소 현장을 시민들과 함께 방문해 원자력발전소 가동원리, 비상시 안전장치, 비상계획과 사고시 대책 등 운영전반에 대해 전문가를 통해 알아본다.

 이뿐 아니라 그는 핵에너지 확산정책을 포기하고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촉구하는 다양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글=강련경 기자 vovo@gjdream.com

사진=임문철 기자 35mm@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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